송민호 "죽을 것 같았다" 공황·양극성 장애→'父 원망' 가족사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3.26 08:06  |  조회 51378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그룹 위너 송민호가 공황장애와 양극성 장애를 진단받은 사실과 함께 가족사를 털어놨다.

지난 25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그룹 위너가 '완전체'로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만나 상담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강승윤은 "멤버들이 자기 힘든 일을 잘 안 털어놓는다. 나도 딱히 멤버들한테 힘든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대부분 팬들과 영원하자고 약속을 한다. 그런데 우리 팀은 그러기엔 무언가에 가로막혀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내가 복귀할 때 가장 걱정됐던건 멤버들 간의 거리감이다. 그룹 공백기동안 대화가 많이 부족해져서 소통이 잘 될지 고민이 됐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대화가 없어진 계기에 대해 묻자 강승윤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다"고 답했고, 이승훈은 "나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라기엔 멀고 동료라고는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돌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사람이 다 다르니까 마음을 터놓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긴 시간을 함께하는데 너무 속마음을 얘기 안 하는 건 문제가 있다. 서로의 상황을 알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고 소통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너의 사전 인터뷰 당시 대기실 모습이 공개됐다. 멤버들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영상을 찍었으나 촬영이 끝나자마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대화도 뚝 끊겼다.

특히 송민호는 한 자세로 아무 반응 없이 휴대폰만 바라봤고, 다른 멤버들이 저녁 식사를 즐길 때도 다이어트 핑계로 자리를 떴다. 멤버들이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송민호의 모습을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민호씨가 무지하게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 민호씨 상태가 약간 힘들다. 본인이 내어줄 수 있는 에너지가 평소 200이었다면 지금은 100밖에 안 된다. 나머지 멤버들이 싫은게 아니라 본인 상태가 힘든 것. 옆에서 왔다갔다만 해도 에너지를 뺐긴다. 거리를 두고 뚝 떨어져서 에너지를 보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송민호의 모습을 보고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분이 나쁜가', '사이가 안 좋나',' 혼자 잘났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위너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힘든 상태. 지금보다 편안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송민호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송민호는 "2017년 말부터 죽을 것 같고 숨이 안 쉬어지고, 쓰러져서 죽기 전까지 가게 됐다. 그래서 병원을 다니게 됐는데 공황 장애와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현재 정신건강의학적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 증상에 대해 "당시 첫 솔로곡 '아낙네'의 대성공, '신서유기1', '강식당' 등 음악·예능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때였다. 힘든 시기에 '신서유기' 촬영을 갔었는데 촬영 끝나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나와서 울기도 했다. 카메라가 꺼지면 삶이 비극 같았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약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게 습관이 됐다. 그런 얘기를 안 해서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아닌데, 말할 용기가 없다는게 맞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나 좀 알아달라'는 느낌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 같다. 아직 그렇게 얘기할 용기나 자신도 없다"고 해 스튜디오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송민호는 또 "내 얘기를 남들이 공감 못할텐데"라고 걱정했고, 제작진이 "배부른 소리라고 할까봐 걱정 되냐"고 묻자 송민호는 "그렇다"고 답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이후 송민호는 가족에 대해서는 "의지가 되는 편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가족의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가족이 소중하지만 내가 마음껏 쉴 수 있는 둥지의 느낌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따.

그러면서 "지금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신데 그것도 많이 신경이 쓰이는 상태다. 간이 많이 안 좋으신데 최근 악화가 됐다"고 말했다.

송민호는 "아버지가 술에 의존을 많이 하셨다. 속상하기도 하지만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 내 일상에 많은 파장을 낳았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들이 나의 예술적인 감각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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