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에 휴지 한 장…'수원 주차장 살인사건' 어떻게 덜미 잡혔나

동업자 살해 후 2년이나 생존 위장…그에게 추가 살인 누명까지 씌우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4.25 13:39  |  조회 4446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동업자를 살해한 뒤 공영 주차장에 방치하고, 앞서 자신이 살해한 이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우려던 '수원 주차장 살인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이하 '알쓸범잡')에서는 '수원 주차장 살인사건'이 다뤄졌다. 자신이 살해한 남성을 사칭해 살인범으로 몰고 주변 지인들, 나아가 수사관까지 속이려고 했던 사건이다.

김모씨는 2001년 아내를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차 안에 두고 불을 질러 살인죄, 사체손괴죄로 12년을 복역하고 출소했다. 김씨는 대부업을 하는 남성 박씨와 여성 유씨를 만나 2014년 사설경마장 동업을 시작했다.



김씨, 박씨 살해 후 암매장…박씨 누나에게는 살아있는 척 문자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김씨는 사설경마장에 투자한 것 만큼 자신에게 수익이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 박씨와 말싸움을 벌였고 이는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옆에 있던 아령으로 박씨를 살해한 뒤, 다음날 강원도 야산에 가 시신을 암매장했다.

이후 김씨는 박씨 신분증으로 선불폰을 만들어 박씨 누나에게 '사업이 어려워져 외국으로 도망간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했다.

김씨는 암매장 전 박씨의 집에서 뒷수습을 하던 중 박씨 누나를 마주치지만 뻔뻔한 반응을 보인다.

김씨는 박씨 누나에게 '당신 동생이 내 돈 가지고 튀어서 왔다'며 뻔뻔하게 따졌고, 박씨 누나는 자신의 동생을 살해한 김씨에게 사과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김씨는 이후로도 박씨 가족 집에 몇 번 찾아가 '당신 동생 아직 한국 안왔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따지며 돈을 받아간 적도 있었다.

김씨는 그 후로도 박씨 가족과 지인들, 함께 동업하던 여성 유씨에게 박씨가 살아있는 척 문자를 보냈고, 이에 박씨 가족은 실종신고도 하지 않고 2년을 보낸다.



유씨도 살해한 김씨, 주차장에 유기→박씨가 범인인 척 거짓 문자


이후 김씨는 유씨와 경마장을 운영했고, 이 사업이 잘 돼 게임장도 열게 됐다. 그러나 김씨는 유씨에게도 불만이 생겼고, 그는 박씨 휴대폰으로 유씨를 수원의 지하주차장으로 불러낸다.

유씨와 말다툼을 하던 김씨는 유씨를 목을 졸라 살해했다. 박씨는 앞서 박씨를 살해 후엔 암매장을 했지만 유씨를 살해한 후에는 더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사망한 유씨를 뒷좌석에 눕히고 그 위에 티슈 한 장 올려놓은 채로 수원에서 2번째로 큰 야외 공영주차장에 가서 차를 세워놨다. 차를 내릴 땐 맑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가릴 용도로 우산을 쓰고 내렸다.

또한 김씨는 박씨 명의의 휴대폰으로 변호사 사무실 직원에게 살인을 자백하는 문자를 보냈고, '한 달 내 자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문자를 받은 직원은 문자를 보낸 이가 자취를 감췄던 박씨라고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문자를 보냈다는 박씨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해외에 있다던 박씨의 휴대폰은 국내에 있었던 점과 통화내역 조회 결과 그가 모든 사람과 문자로만 소통을 했다는 점을 이상하다고 봤다.

또한 박씨는 생전 주기적으로 한의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2년 사이에는 치료 받은 흔적, 신용카드 사용 흔적 등 '생활반응'(생존 반응)이 없다는 점에서 경찰은 박씨의 죽음을 금방 알아챘고, 누군가 박씨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김씨와 박씨 핸드폰의 위치는 늘 기지국이 같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씨를 수원 한 주차장에 유기한 뒤 김씨가 차에서 내리며 썼던 우산도 단서가 됐다. 김씨는 당시 썼던 우산을 한 봉투에 넣는데, 김씨 집 주변에서도 같은 봉투를 든 김씨가 포착됐다.

결국 김씨는 바로 체포됐고 2016년 무기징역을 받았다. 2001년 아내를 살해해 2013년에 출소한 김씨는 출소 후 3년 만에 2명을 더 살해하고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게 된 것.

장강명은 "'모든 사람은 잠시 속일 수 있다. 몇몇 사람은 영원히 속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영원히 속일 수 없다'는 격언이 생각났다"며 "모든 사람을 속여보겠다고 한 김씨는 며칠도 안 돼 들통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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