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과음→사고친 남편, 암투병 아내…오은영 "자신 없다" 포기?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2.27 10:49  |  조회 17673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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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내내 음주로 각종 사고를 친 남편 때문에 병을 얻은 아내가 이혼을 결심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찾는다.

포장마차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인연이 됐다는 이들 부부.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음주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고.

아내는 25년 내내 이어진 남편의 과음과 사고 때문에 술 자체가 트라우마가 됐다고 고백한다. 결혼 초반부터 매번 '금주 각서'로 남편에게 다짐을 받아냈지만 효력은 2~3일뿐이었다고 한다.

반면 남편은 자신에게는 전혀 술 문제가 없고, 이 자리에 왜 나와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오은영 박사는 이제까지 다룬 술 문제 중에 오늘 나온 남편이 가장 심각하다고 일침을 가한다. 이어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녹화 최초로 이번 상담은 자신이 없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한다.

남편 스스로 술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오은영 박사와 자신은 전혀 술 문제가 없다는 남편의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진다.

아내는 신혼 초부터 남달랐던 남편의 음주 일상이 지긋지긋하다고 털어놓는다.

남편은 술자리에서 집단 폭행을 당해 입원하는가 하면 모르는 사람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아내는 남편을 찾으러 경찰서를 찾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고백한다.

아내의 폭로에도 남편은 "술은 맛이 있어서 끊지 못한다. 한 번도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지독한 술 사랑을 자랑한다.

최근 들어 아내의 걱정이 깊어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아내는 7개월 전 갑상선 림프절 전이암 수술을 받았던 것.

아내는 암 수술 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현재 폐까지 암세포가 전이돼 추적 관찰 중인 상태였다.

남편은 '앞으로 자정 안에는 귀가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지만 남편의 술자리는 그날 오후 5시부터 시작돼 귀가를 약속했던 자정을 넘겨버렸다. 각서를 작성한 날 바로 지각을 해버린 것. 남편은 헐레벌떡 들어왔지만 이미 약속한 시간인 자정 이후였다.

다음 날 아침, 아내는 딸과 함께 산책을 하며 진심을 털어놓는다. 만약 자신이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 남겨질 부녀의 사이가 멀어질까 두렵다는 것. 딸 역시 20년 내내 술 문제로 엄마를 힘들게 한 아빠와 서먹하다고 고백한다.

딸의 말을 듣던 아내는 "혹시 엄마가 떠나더라도, 그냥 엄마가 옆에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아빠 미워하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고 당부한다.

그날 저녁 남편은 술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듯 일찍 퇴근해 오랜만에 가족과 치킨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남편은 전날의 다짐이 무색하게도 술을 자제하는 시험을 스스로 해보겠다며 또다시 술병을 꺼내 든다.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술을 마시려 하는 남편의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하하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영상을 못 보겠다"며 괴로운 가운데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25년 내내 술만 먹고 들어오는 '술래(來)' 남편과, 술 마시고 사고 치는 이 남자 잡다가 병까지 얻었다는 '술래' 아내의 사연은 27일 밤 10시30분 방송되는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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