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스파 윈터./사진=에스파 공식 트위터

"그룹 에스파가 입은 원피스가 '재활용 패션'이라고?"

버려지는 군복으로 만든 원피스, 쓰레기봉투를 활용한 크롭트 톱(배꼽티)까지, 지구를 지키는 '재활용 패션'이 뜨고 있다. 지구를 생각한 지속 가능한 패션이라고도 부른다.

지속 가능한 패션은 디자인·생산·소비·폐기 과정에서 환경 친화적으로 접근한 패션으로, 재활용 소재 사용 뿐 아니라 동물복지, 공정무역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패션이다. 가치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쏟는 소비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지속가능패션 시장 규모는 2019년 63억5000만달러(8조5000억원)에서 올해 82억5000만달러(1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만 모아 소개하는 플랫폼들도 생겨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올해 초 론칭한 지속가능패션 전문관 '무신사 어스'도 그 중 하나다.

무신사 어스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환경 영향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품을 만들었는지 △폐기될 제품을 사용해서 만들었는지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했더라도 동물 복지를 준수했는지 △일자리 창출 혹은 기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지 등의 기준 중 하나 이상에 부합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부합해 입점한 브랜드만 52개에 달한다.

영국 서식스 공작부인 메건 마클이 2018년 결혼식 피로연 때 입은 스텔라 맥카트니 드레스(오른쪽)과 스텔라 맥카트니가 지속 가능한 비스코스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웨딩 컬렉션(왼쪽)./사진=스텔라 맥카트니, /AFPBBNews=뉴스1

해외에선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맥카트니'가 지속 가능한 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영국 그룹 비틀즈 멤버 폴 메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맥카트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브랜드로, 모피, 가죽 등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으며 수익의 일부를 자선활동에 쓴다.

영국 해리 왕자의 아내인 메건 마클이 결혼식 피로연 드레스로 택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스텔라 맥카트니는 이후 지속 가능한 비스코스 소재로 만든 웨딩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화물차 덮개와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의 고무 튜브로 만든 가방 등을 선보여온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중고 의류를 수집해 재생 섬유 라인인 '컨셔스'(Conscious) 라인으로 재생산해 출시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 'H&M'도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노력해온 브랜드로 꼽힌다.

낚시 조끼로 만든 '얼킨'의 드레스(왼쪽)과 '뮌'의 쓰레기 봉투 크롭트 톱./사진=얼킨(ULKIN), 뮌(MUNN)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에서도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2012년 출시해 10년 넘게 컬렉션을 이어온 브랜드로, 버려지는 에코백이나 티셔츠, 차량용 카시트 샘플 등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여왔다.

패션 브랜드 '얼킨'(ULKIN)은 2014년부터 폐기될 위기에 놓인 회화 작품의 캔버스를 활용해 가방을 만들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파리패션위크에서는 빈티지한 낚시 조끼에 시스루 소재를 덧댄 드레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그룹 에스파 윈터가 3번째 미니 앨범 'MY WORLD'(마이 월드) 포트폴리오 사진에서 입은 원피스는 '얼킨'이 군복을 재활용해 선보인 제품이다.

재활용 소재를 그대로 활용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뮌'(MUNN)도 눈길을 끈다. 쓰레기봉투임이 드러나는 크롭트 티셔츠, 호텔타월 스커트, 커피포대 티셔츠 등 독특한 스타일로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