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걸스 고재숙 "언니 고정숙, 위암으로 떠나…살기 싫었다" 눈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10.30 07:08  |  조회 41643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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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걸그룹 바니걸스 고재숙이 세상을 떠난 언니 고정숙을 그리워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원조 군통령' 쌍둥이 걸그룹 바니걸스 고재숙이 언니 고정숙을 떠나보내고 난 뒤 근황을 전했다.

쌍둥이 자매인 바니걸스는 1971년 '파도'로 정식 데뷔해 귀여운 외모와 탄탄한 음성으로 70년대를 풍미한 스타로, 70년대 군부대 행사만 1000회로 표창장을 받기도 한 스타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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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데뷔한 바니걸스는 지금 동생 고재숙 씨만 남은 상태였다. 2016년 10월 31일 쌍둥이 언니 고정숙이 위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고재숙은 "2015년도 10월에 어머니가 가시고 장례식 때 손님들이 보더니 '언니 얼굴 왜 저러지? 아파 보인다. 언니 안색이 안 좋다더라'고 하더라. 언니는 엄마랑 나를 속인 거다. 몸이 안 좋은 거 알면서 다이어트한다고 했는데 그걸 믿었다. 이상하다 싶어서 2016년에 병원 데리고 갔더니 큰 병원 가보라더라. 갔더니 항암 치료를 해보자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언니 고정숙은 항암 치료 중에 세상을 떠나게 됐다고.

고재숙은 "나중에 장례식 끝나고 의사 선생님을 찾아갔더니 팬이어서 차마 말씀 못 드렸다고 하더라. 가망이 없었는데 너무 실망하게 하기 싫어서 '해봅시다' 했다고 했다. 언니가 겁도 없이 병을 숨기고 놔둔 거다. 혼자 투병한 게 1년이고, 병원에 들어가서 5개월 만에 갔다"고 전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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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숙은 언니 기일에 맞춰 부모님과 언니가 잠들어 있는 추모관을 찾아 눈물을 쏟았다.

고재숙은 "안 울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왔는데 눈물이 난다"라며 "태어났을 때부터 24시간 붙어있었다.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서로 의지하면서 살았다"고 말했다.

고재숙은 "언니가 10분 먼저 태어났다. 언니가 무슨 말을 하면 '어, 나도 그 말 하려고 했는데' 그랬다. 생각이 70~80% 똑같았다. 제 한쪽 팔이, 신체 일부가 날아간 것 같다"며 언니를 그리워했다.

이어 "(언니) 장례식 때 손님들 있는데 슬픈 표정 못 내고 혼자 있을 때 울었다. '나보고 어떡하라고. 나도 금방 갈게' 했는데 그게 3년 가더라. 운전하면서 통곡하고 '언니, 이게 현실이지' 엉엉 울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 당시에는 언니를 따라가고 싶었다. 살기 싫었다. 언니 없는데 무슨 재미로 사나 싶었다. 언니도 나를 의지했지만 제가 더 많이 의지했다. 언니니까"라며 오열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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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숙은 2000년대 초 바니걸스 활동을 제안한 것을 거절한 것이 "제일 미안하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때 언니에게 하나 있는 딸은 다 컸고 저희 아이들은 손이 많이 갈 나이라 못 받아들였다. 언니는 하고 싶은데 내가 못 받쳐줬다. 그게 정말 미안하더라. '받쳐줬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게 죄스럽다"고 고백했다.

2001년 '열린음악회'에서 언니 고재숙과 마지막으로 무대에 함께 선 고재숙. 그는 언니 고정숙에게 "내 옆에 언니가 없지만 항상 내 마음 안에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언니한테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언니 몫까지 건강하게 살게"라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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