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발리 소년에 달려간 한국 관광객…"살아줘서 고마워" 울컥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2.09 16:53  |  조회 5133
/사진=유튜브 채널 'KBS NEWS'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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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국인 관광객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쓰러진 소년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KBS News'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수영장에서 쓰러진 8살 아이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한국인 최재영(43) 씨의 미담이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KBS NEWS'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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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발생했다.

대구동구청에서 일하는 최재영 씨는 최근 육아휴직을 내고 가족과 함께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하던 중 한 아이가 성인 수영장에 힘없이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고 사고임을 직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KBS NEWS'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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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처치와 라이프가드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최씨는 바로 뛰어가 쓰러진 아이에게 CPR(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호텔 직원들에게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경동맥을 짚어보니 맥박이 없었고, 호흡도 없었다"며 "호흡을 불어 넣는 과정에서 토사물이 내 입으로 들어오기도 했는데, 그걸 씹고 뱉으면서 CPR을 했다"고 당시 쓰러져있던 아이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한테는 되게 길고 (마음이) 아픈 시간이었다"라며 "일단 도와줘야겠다 싶었다. '무조건 제발 살아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가슴을) 눌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씨가 8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끝에 아이는 마침내 숨을 쉬기 시작했고, 도착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씨는 "거기 있던 사람들도 애 깨어나라고 'Please baby'(제발 아가야)라고 그랬다. 저도 손 주무르면서 얘기하고 그랬는데, 다 같이 기도하고 원해서 그 아이가 깨어난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말로 표현 못 한다. 지금도 눈물이 나려 한다"며 아이가 살아난 것에 울컥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KBS NEWS'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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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사고 발생 3일째 되던 날 자신이 구해낸 소년을 만났다.

최씨는 "그냥 동네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처럼 웃으면서 저에게 다가오더라. 아이를 부둥켜안고 '살아줘서 고맙다'는 마음에 계속 울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이 소년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둘인데 우리 딸들과 비슷한 나이 같았다"며 "정말 운명이고 인연인 것 같다. 아내와 결혼 후 발리로 신혼여행을 와서 첫째 딸을 얻었는데, 이번엔 8년 뒤 예쁜 아들을 얻었다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감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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