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죽이고 보란듯 '씨익'…살인 즐긴 악마, 마지막 타깃은 자신이었다[뉴스속오늘]

"더 이상 살인 못 할까 봐 조바심 난다" 살인 집착, 독방에서 스스로 목숨 끊으며 결국 자신도 죽여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4.12 05:30  |  조회 8436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2007년 4월12일. 연쇄살인범 정남규의 사형이 확정됐다. 정남규는 힘없는 아이, 힘이 약한 여성과 중년 남성 등 총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흉기 또는 방화로 중상을 입쳤다. 정남규는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한 취재진의 말에 마스크를 내리고 미소를 보였다.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 정남규는 독방 수감 후 살인을 저지르지 못해 괴로워했다. 그는 2009년 11월21일 독방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살인에 미쳐 결국 자기 자신까지 죽여버렸다.



◇정남규의 범행, 약자 위주로 대상 정해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1969년생 정남규는 1989년 특수강도 혐의, 1996년 강도 및 강간미수 혐의 등으로 수감 생활하는 등 범죄자가 됐다. 이후에도 1999년 절도 및 강간, 2002년 자동차 절도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그러던 그가 살인자가 된 건 2004년부터다. 그는 그해 1월14일 저녁 경기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의 한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13세 A군과 12세 B군을 칼로 위협해 인근 산으로 데려간 뒤 성추행하고 스카프 등 도구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범행 16일 만에 시신이 발견됐고 정남규는 그날도 서울 구로구에서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그는 같은 해 2월에만 두 명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10대, 20대,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히는 등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2004년 1월부터 약 27개월 동안 정남규는 거의 매달 서울과 경기 지역을 돌며 총 24건의 범죄를 저질렀다. 원한 관계나 금품 갈취 등이 목적이 아닌 살인 그 자체를 즐겼다. 그는 자신에 의해 피해자가 끔찍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꼈고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경찰 아닌 20대 피해 남성에 의해 검거…구속되자 살인으로 쾌락 얻었다 주장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정남규는 2006년 4월22일 검거됐다. 당시 금품을 훔치기 위해 다세대주택에 침입한 정남규는 자고 있던 20대 남성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쳤다. 하지만 피해자는 부상만 입은 채 잠에서 깼고 정남규와 몸싸움 뒤 경찰이 올 때까지 제압했다.

경찰에 검거된 정남규는 전혀 반성하는 기미 없이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금도 피 냄새를 맡고 싶다. 사람 피에서는 향기가 난다", "더 이상 살인을 못 할까 조바심이 난다" 등 살인 행위에 집착하는 발언을 했다.

정남규의 수사에 투입된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많이 힘들었죠?"라는 말로 정남규의 입을 열었다. 수사 12시간 후 정남규는 우리나라 사형제도에 관해 물은 뒤 살인사건 4건을 실토했다.

권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정남규는 사람을 살해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살해 과정에서 자기 즐거움을 찾았다"며 "정남규와 면담할 때 '인간이 어떻게 이런 서늘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범행한 장면을 설명할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 충족감을 느끼더라"라고 말했다.



◇반사회적 사이코패스, 또다른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자신보다 한수 아래로 봐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2' 갈무리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2' 갈무리
정남규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폭행당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 그는 경찰 수사 중 해당 사건이 자신의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 학교폭력과 집단 괴롭힘을 당했고, 군대에서도 심한 구타와 가혹 행위 등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사회적 성향을 갖게 된 정남규는 살인을 시작한 뒤로는 완전 범죄를 위해 술과 담배를 끊고 달리기 운동했다. 그는 더 많은 살인을 하기 위해 더 오래 건강하게 살려고 운동했다.

특히 그는 살인을 쾌락을 위해 했다고 밝혔다. 정남규는 수사 중 경찰이 "본인과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 죽이고 나면 나쁜 감정이 없어지냐"고 묻자 정남규는 "없어진다. 성취감 같은 게 다가온다. 몸으로 쫙"이라고 답했다.

정남규는 또다른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자신보다 한 수 아래라고 하기도 했다.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발생했던 20대 여성 살인 사건 범인을 유영철이 자신이 한 일이라고 자백하며 현장검증에 나선 모습을 뉴스로 본 정남규는 "내가 죽인 것"이라며 자백하고 현장검증을 다시하기도 했다.

당시 수사 팀장은 2021년 한 시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남규가 자신이 유영철보다 범행 수법에서 우월하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정남규가 실제로 유영철보다 더 많이 더 완벽하게 죽이고 싶었고, 살인에 있어서는 '1인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형 선고 내려졌지만…본인까지 죽인 살인범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2'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2'
정남규는 약 1년의 재판 끝에 최종적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는 곧 빨리 사형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그는 "살인을 못 해서 답답하고 우울하다"고 말했다.

사형수가 된 정남규는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생활했다. 그는 수감 중에도 살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남규는 사형 확정 2년 7개월 후 구치소 독방에서 숨을 거뒀다.

교도관들은 극단적 선택을 한 정남규를 발견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다음 날 새벽 사망했다. 유가족의 외면 속 정남규의 시신은 화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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