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뉴진스' 걸고 입장 밝혔다가 역풍…"자의식 과잉"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분쟁, 민희진 대표 입장문 본 누리꾼들 "들키니 카피 핑계?"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4.23 20:03  |  조회 14436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제공=어도어(ADOR)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제공=어도어(ADOR)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 경영진에 대해 감사가 착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입장문을 밝혔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2일 하이브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 감사팀은 이들이 대외비인 계약서를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한 정황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어도어 측에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민 대표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라며 아일릿이 뉴진스를 베껴 만든 그룹이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브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의 민주(왼쪽부터), 이로하, 원희, 모카, 윤아 /사진=뉴스1
하이브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의 민주(왼쪽부터), 이로하, 원희, 모카, 윤아 /사진=뉴스1
민 대표의 입장문 발표 이후 누리꾼들은 "굳이 이 말까지 해야 했나"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입장문 내용을 살펴보면 민 대표는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의혹이 아니라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카피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신인 걸그룹을 '아류'라고 낙인찍는가 하면 "뉴진스 멤버들과 충분히 논의를 거쳤다"고 말하며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의 입장에 동의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는 지난해 벌어졌던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연상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그룹 뉴진스(NewJeans) 해인, 혜린, 다니엘, 하니, 민지 /사진=뉴시스
그룹 뉴진스(NewJeans) 해인, 혜린, 다니엘, 하니, 민지 /사진=뉴시스
특히 '아일릿은 뉴진스의 카피'라는 주장과 뉴진스가 한 문화의 원조라는 듯한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진스의 감성은 새로운 문화의 창조가 아닌 2000년대 초반 유행한 Y2K 감성을 기반으로 했다. 이에 곧 컴백을 앞둔 뉴진스가 새로운 콘텐츠를 내세운 뒤 다른 그룹의 카피 또는 아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 쉬워졌다.

팬들은 "아일릿 처음 나왔을 때 뉴진스 느낌이 있긴 했지만 카피 수준은 아니다" "이런 식이면 뉴진스는 S.E.S. 아류냐" "Y2K가 뉴진스 전유물은 아니다" "자의식 과잉인 듯" 등의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민 대표의 입장문 내용이 경영권 분쟁과 본질적으로 상관없다는 지적도 많다. 신인 그룹 아일릿을 저격할 것이 아니라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것.

누리꾼들은 "들키니까 아일릿 핑계" "뉴진스를 아낀다면 조심했어야" "경영권 분쟁에 아일릿이랑 뉴진스는 무슨 죄냐" "따라 한 게 기분 나빴다면 몰래 정보를 빼돌릴 게 아니라 정당하게 나갔어야 했다"라고 댓글을 달며 민 대표의 입장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댓글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댓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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