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종 "말기 암 아버지 간병에 우울증…녹화장서 시비 걸고 싸워"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4.30 11:53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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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조우종.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 방송 화면 |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조우종이 아버지 병간호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지난 2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에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영실이 출연해 배우 김병옥,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조우종,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더빙으로 잘 알려진 성우 겸 방송인 송도순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 방송 화면 |
이날 방송에서 조우종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년 됐다"며 2년여 투병 끝에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추억했다.
조우종은 아버지가 당뇨로 시작된 만성 신부전증으로 투병 생활을 했고, 쇠약해진 몸 탓에 종종 쓰러지곤 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라디오 생방송 중 어머니의 전화가 온다. 누가 봐도 전화가 올 시간이 아니다. 노래가 나가는 틈에 전화를 받았는데, 엄마가 '아빠 쓰러지셨다'고 하셨다'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코로나19로 응급실이 정신이 없었는데, 들어가니 의사가 '아버님 몸에 있는 혈액 1/4을 혈변으로 쏟아내셨다. 살아있는 것도 신기하다. 암이 확실하다'고 했다"고 아버지가 말기 암 진단받았다고 했다.
조우종 아버지의 위에서 암이 발견됐는데 이미 폐, 간, 모세혈관 등에 전이가 된 상황이었다고.
조우종은 "왜 이런 상태까지 됐나 하니 아버지가 70살 평생 내시경을 안 하셨다더라"라며 "아버지가 혹시 검사받았다가 암이라도 나오면 너희에게 미안해서 어쩌냐고 하시더라. 복장이 터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항암 치료에 들어갔는데, 부작용이 머리만 빠지는 게 아니라 밥맛이 없어 밥을 못 먹는다. 바로 토하고 싶고. 아버지 키가 173㎝인데 살이 45㎏까지 빠지셨다. 넘어져서 얼굴에 멍들고 여기저기 쓰러져있어서 계속 구급차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조우종은 "그때 내가 술을 끊었다. 친구 모임도 다 끊었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언제든 달려갈 준비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 방송 화면 |
이어 "가족 모두가 간병에 매달렸는데, 가족 모두가 우울증에 걸렸다"며 "대소변은 물론이고, 목에 가래 끼는 것도 빼야 하고, 소변이 안 나오니 소변줄도 껴서 빼야 하고, 욕창 방지를 위해 자세를 수시로 바꿔야 했다"며 힘들었던 간병 과정을 설명했다.
조우종은 "고된 간병이 지속되니 내가 미쳐가더라"며 "멀쩡히 녹화장에 가서도 사람들이랑 싸웠다. 괜히 시비 걸게 되고 신경질 냈다. 이런 나를 보는 게 너무 괴로웠다. 그렇지만 아버지 간병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진=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 방송 화면 |
그는 "그러다가 정 안 되겠기에 아버지께 '혹시 간병인을 써도 되냐'고 물어보니 '절대 안 된다, 싫다. 나는 그런 거 못 한다'고 아버지가 거절해 끝까지 모셨고, 그러다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조우종은 "'너 정말 효자다', '너 같은 애가 어딨냐'라고 남들이 한마디 던지는 거 너무 싫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일하게 힐링 받을 때가 있다. 병원 구내식당에 가면 죄다 간병하는 환자 가족들이 있다. 그 사람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다 나랑 똑같았다. 지금도, 아버지 돌아가신 이후에도 가끔 병원 구내식당을 찾는다. 그분들을 보면 아버지 생각도 나고 마음도 안정되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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