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티겠어요"…청년들 죽음 내몬 2709채 '건축왕' 전세사기[뉴스속오늘]
집 2709채 지어 피해자 돈 125억 편취한 속칭 '건축왕' 남모씨(63), 1차 기소 징역 7년·2차 기소 징역 15년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2.28 06:0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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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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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A씨는 인천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범행으로 구속된 일명 '건축왕' 피해자였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최근 직장을 잃은 데다 전세사기 피해로 7000만원을 반환받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 연장이 되지 않아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빌라왕' '건축왕' 등의 명칭으로 소개된 전세 사기 일당의 만행으로 인해 A씨 외에 피해자 중 총 4명이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전세 사기 일당은 수백명의 피해자와 수백억원대의 피해 금액을 냈음에도 재판 중 감형받거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세사기 당한 후 생활고…스스로 목숨 끊은 피해자만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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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 회원들이 지난해 8월29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2심에서 감형을 받은 건축업자 A씨와 공모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명의수탁자 등 공범 9명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 또는 징역 8개월~1년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사진=뉴시스 |
A씨에 이어 2023년 4월 14일과 17일 전세사기 피해자 20대, 30대가 자살했다.
그해 5월24일엔 40대 남성이 한 노상에 주차된 차량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이 거주하던 아파트는 총 140세대 중 80%에 해당하는 113세대가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남성의 아파트엔 그가 26개월간 관리비를 체납했다는 공지문이 붙어있었다.
'건축왕' 남씨, 사기 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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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범행 조직도 /사진=뉴스1(인천지검 제공) |
남씨는 2009년부터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토지를 매입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업체를 통해 소규모 아파트나 빌라를 직접 건축했다.
그는 준공 대출금이나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을 통해 대출이자나 직원 급여를 돌려막았다. 2709채에 달하는 주택 시공을 위한 대출금은 약 2500억원에 달했다.
남씨는 2010년 임대사업을 위해 공인중개사들을 고용하고, 공인중개사 명의로 5~7개 공인중개 사무소를 개설해 운영하면서, 중개팀, 주택관리팀, 기획공무팀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시작했다. 그는 공인중개사가 계약 체결시 성과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들은 적게는 7000여만원에서 많게는 1억2000여만원 가량 전세보증금을 챙긴 뒤, 되돌려주지 않았다. 피해자는 대부분 청년층이나 신혼부부였다.
피해자들 목숨 앗아간 전세사기일당, '건축왕' 남씨 형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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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
지난 20일에는 세입자 372명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30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2차 기소돼 재판받았다. 그는 공사 대금 11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었다. 남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횡령) 위반, 범죄집단조직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것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기 혐의 액수는 305억원 중 174억만 인정됐다.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남씨의 딸을 비롯한 공인중개사, 바지 임대인 등 30명 중 15명은 무죄, 나머지 피고인들은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다음 달 31일에는 3차로 기소된 사건의 첫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이 재판도 대법원 판결 등을 참고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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