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투자로 4억 대박→사표 쓴 아내…빚더미 앉자 "혼자 갚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3.04 08:49  |  조회 16593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오르자 갈등을 겪는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반복되는 부부 싸움에 '돌'고 '돌'아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는 남편과 그런 남편의 이혼 요구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는 아내, '돌돌이 부부'가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출·퇴근이 비교적 자유로운 보험설계사 일을, 남편은 화물 운전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하루 2~3건 정도 꾸준히 일해야 월평균 600~7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단거리 일조차 잡히지 않아 금방 귀가한 남편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생활비는 언제 줄여줄 거냐"고 물었다. 이를 들은 아내는 표정이 굳어졌다.

남편은 아내에게 생활비 310만원을 줘야 한다며 "자기 수입이 안정됐을 때 금액을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그게 언제인지 모르지 않나. 난 지금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한 달 일을 해도 마이너스인 것을 메울 수 없다. (아내가) 모르진 않을 텐데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은 한 달 500만원 수입에서 아내에게 생활비 310만원을 주고, 카드값 300만원을 빼고 나면 한 달에 100만원씩 적자라며 이런 상황을 몰라주는 아내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왜 말을 무시하는 줄 아냐. 투자할 때부터 돈 모으라고 했는데 내 말을 안 듣지 않았나. 난 당신 선택을 믿었고, 알아서 하겠거니 내버려 뒀는데 결국 좋진 않았다. 그거 때문에 마음의 조급함이 이어져 온 거 아니냐. 빚이 늘어났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남편은 "(투자로) 많이 벌었을 때가 하루에 150~200만원이다. 처음 7000만원으로 시작했다. 4개월 만에 4억원이 넘었다"며 어마어마한 투자 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는 "4년 동안 일을 쉬었다. 아내도 3년간 일을 안 했다. 그래도 집안은 돌아갔다. 계속하던 게 투자다 보니 마지막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게 잘못돼 빚으로 남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아내는 남편이 생활비에 대한 불만을 알고 있다면서도 "내가 (빚을) 갚아 줄 수도 없는데?"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남편은 과거 투자 성공 당시 아내가 갑자기 일을 관뒀던 때를 언급했다.

남편은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사표 쓸 거라고만 하면서 자기 꿈이 현모양처라고 하지 않았나. 아이도 없는 상황인데 당시엔 돈 한 푼이라도 더 벌었어야 할 때 아니냐"라며 "내가 버는 걸 보고 일 관둔다고 한 거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아내는 "투자하려고 진 빚은 당신이 떠안아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아내의 매정한 반응에 남편은 "일정 부분만 아내가 도움을 주면 어떨까 했다. 둘 다 쉴 때는 제 수익으로 3년 동안 누렸다. 잘 쓸 땐 좋은 거고, 안 되니까 '너 혼자 갚아라?'"라며 속상해했다.

반면 아내는 "본인은 힘들어 죽겠는데 저는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얘기한다. 그런 거에서 더 부딪힌다. 제가 투자를 반대하지도 않았고, 본인이 혼자 선택한 투자다. 근데 자꾸 그 힘듦의 탓을 저한테 돌리는 느낌이다. 안쓰럽다는 생각조차 안 든다"고 말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남편은 투자 실패로 진 빚이 현재 1억원 정도 남았다며 "월급에서 충당하거나 급할 때는 어머니한테 말씀드려서 빌린다"고 말했다.

남편은 생활비 310만원 외에 전세 대출, 월세, 카드값, 화물차 할부로 인해 고정 지출만 290만원으로 한 달 600만원 정도 나가는 상황이라 월 소득에 대한 압박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아내는 "고정 수입이 있는 게 아니라 아직 들쑥날쑥하다. 많이 벌었다고 펑펑 쓸 수 없다.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저와 싸우면 일을 안 나간다. 자기 기분이 따라 행동하니 책임감이 없다고 느껴진다. 그러면서 저한테 돈 가지고 따지니까 억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 투자로 인한 빚은 갚아주기 싫어서 전세 자금 대출을 갚아주겠다고 했다. 남편은 개인 대출 이자가 더 비싼데 그걸 안 갚아주고 이걸 갚아주냐고 하더라. 남편이 투자를 잘못해 날아간 돈이고, 여기에 내 돈을 쓰긴 아까웠다. 전세 대출을 갚으면 나중에 저희 돈이 되지 않나"라고 했다.

MC 박지민은 "이자가 많이 나가는 걸 빨리 갚는 게 맞지 않나"라며 의아해했고, 그 외 출연진 모두 아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투자로 빚을 지게 됐는데, 그게 가족과 잘 살려고 한 것이지 낭비하거나 도박을 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면 빚이 더 늘어나는 상황인데, 그거에 대해 아내의 표현은 '몰라. 네가 알아서 해'라고 들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아내는 "남편이 돈 벌면서 저는 집에 있을 때 남편이 무시했던 게 마음에 응어리가 남았다. 아무리 호소해도 내 얘기는 듣지 않고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해놓고 이제 와서 힘들다고 하니까 그거에 대한 반감이 있다"며 내 수중에 돈이 있어야 무시를 안 당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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