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성격 그대로…세상 떠난 반려견 '3200만원' 들여 복제한 여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3.12 11:32  |  조회 443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 출신의 쉬씨는 2022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도베르만 '조커'를 잊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자 16만 위안(한화 약 3200만원)을 들여 반려견을 복제했다. 1년 만에 외모, 성격 등이 같은 도베르만 '리틀 조커'를 데려와 키우고 있다. /사진=위챗 @iiirenwu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 출신의 쉬씨는 2022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도베르만 '조커'를 잊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자 16만 위안(한화 약 3200만원)을 들여 반려견을 복제했다. 1년 만에 외모, 성격 등이 같은 도베르만 '리틀 조커'를 데려와 키우고 있다. /사진=위챗 @iiirenwu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잊지 못해 16만 위안(한화 약 3200만원)을 들여 반려견을 복제한 한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 출신 여성 쉬씨는 2011년 도베르만을 입양해 '조커'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쉬씨는 "조커는 충성스럽고 용감한 동반자였고 혼자 살던 시절 대체할 수 없는 안정감을 줬다"고 반려견 조커를 기억했다.

조커는 9살이 된 이후 아프기 시작했다. 9살 때 목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고, 10살이 된 이듬해엔 심장 문제로 인한 기침과 경련 증세를 보여 2주마다 상하이 대형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힘든 투병을 이어오던 조커는 2022년 11월 11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조커가 죽은 후 쉬씨는 상상 이상의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불면증에 시달렸고 면역력 약화로 건강이 점차 나빠졌다.

의료계에 종사해 수년간 중국의 반려동물 복제 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쉬씨는 조커를 복제하기로 결심했다. 복제 비용 16만 위안(한화 약 3200만원)은 모두 선불로 결제했다.

동물 복제는 체세포 일부를 채취해 다른 동물의 난자와 결합해 배아를 만들고, 이를 대리모 역할을 하는 동물에게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물 복제 업체는 복제된 반려동물은 쌍둥이처럼 외모, 성격 등이 매우 유사하며 건강이나 수명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동물 복제 업체는 조커의 복부와 귀 끝에서 체세포 샘플을 채취했고, 약 1년 후 쉬씨는 업체가 보내온 15일 간격의 성장 영상이 담긴 초음파 보고서를 통해 복제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쉬씨는 지난해 초 복제된 강아지를 데려왔다. '리틀 조커'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쉬씨는 복제된 '리틀 조커'가 원래 자신이 키웠던 '조커'와 코 근처 반점 등 외모를 비롯해 많은 유사점이 있다며 "리틀 조커는 양말을 훔치는 것을 좋아하고 물 마시는 방식도 같다. 조커의 순종적이고 온순한 성격을 그대로 닮았다"고 밝혔다.

쉬씨는 리틀 조커가 조커의 빈자리를 모두 채워주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여전히 조커 사진으로 가득한 공책을 들고 다닌다면서도 "리틀 조커를 돌보면서 조커를 잃은 고통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쉬씨는 리틀 조커를 조커의 대체품이 아닌 독립적인 생명체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커를 키울 때는 경험이 부족해 후회가 많이 남는다"며 "리틀 조커는 내가 반려견을 더 온전히 사랑하고 돌볼 수 있도록 두 번째 기회를 줬다"고 했다.

쉬씨의 사연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은 동물 복제 과정이 대리모에게 해를 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외에 "영혼은 복제될 수 없다.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복제하는 건 매우 인간 중심적인 접근 방식이다", "모든 사람이 슬픔을 다루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지만 복제는 건강한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 등의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반면 한 누리꾼은 "복제는 죽은 생명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사랑을 이어가는 방법"이라며 쉬씨의 결정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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