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안한 톱스타 누구 누구?

[★패션피플 인터뷰] 메이크업계 스타급 아티스트 손대식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  2010.06.23 12:29  |  조회 46642
- "그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면 그 연예인은 스타가 아니다" 말 나올 정도.
- "인공미는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이기지 못해"


보통사람은 소화하기 힘든 베이지색 반바지 수트를 말쑥하게 차려입은 유난히 뽀얀피부의 남자가 우산을 들고 커피숍으로 들어왔다. 비가 오다 말다 하던 초여름 날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메이크업아티스트 손대식을 만났다.

전지현, 송혜교, 강동원, 장미희, 장쯔이 등 수백 명의 국내외 연예인 얼굴을 만들고 대한민국 메이크업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남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면 그 연예인은 스타가 아니다"라고 말이 나올 정도이니 그는 자타공인 스타급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광채 나는 연예인의 '쌩얼(맨 얼굴)' 또는 내추럴한 얼굴 역시 피부 결점을 완벽하게 보완하는 메이크업의 ‘힘’이란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다. 손대식의 성공비결은 바로 그 '네추럴의 힘'이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윤곽은 그대로 살려주는 화장 안한듯한 세련된 메이크업을 바라던 여성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준 것이다.
머니투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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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온 촌 사나이인 그가 부드러운 감성, 프로페셔널한 마인드, 최고의 실력으로 20여년만에 대한민국 뷰티계를 주름잡는 실력파 아티스트가 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가족의 도움도 많았다.

-메이크업분야에서 남자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 96년도에 이일을 시작할 당시 프랑스의 스테판 마레 등 이미 해외에는 많은 미용관련 남자 아티스트들이 있었다. 전혀 특이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취업이 힘들어 남자가 하기에 어려운 직업이라는 걸 알았다.

- 부모님이 메이크업하는 것을 찬성했나. 어떤 아들이었나.
▶난 '돈덩어리'였다. 큰 누나 둘째 누나 모두 클래식 음악을 전공해서 레슨비가 엄청나게 들어갔다. 그러나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미술을 해 레슨비에 재료비까지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 서양화, 동양화, 산업디자인으로 옮겨가며 공부를 했고 의상디자인 하려고 따로 특별레슨을 받았다. 90년도 당시 매달 100만원 씩 레슨비를 썼고 메이크업은 그 중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돈을 가장 많이 썼다.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아니였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머니투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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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의상실 집 아들답게 그는 패션과 메이크업의 관계에 관해 묻자 “패션을 모르면 메이크업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타일의 완성과 메이크업은 어떤 관계인가.
▶패션을 알고 있어야 이 분야에서도 폭넓은 시야를 갖는다. 어머니가 의상실 하셔서 어릴 때부터 수입 패션잡지를 보고 자랐다. 70년대 생이지만 60, 70, 80년대 패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패션 등의 지식이 있어야 메이크업을 할 때 현대스타일로 재해석이 가능하다.

국내 최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향한 그의 도전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친구집에서 얹혀살기도 하고 하루 종일 굶고 매일 1400원으로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그는 국내에 패션 잡지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 당시로선 드물던 ‘남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화보 촬영 메이크업을 맡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자신의 성공비결을 묻자 "내 성격이 '지랄' 맞다. 연예인과의 사적인 자리는 작업의 좋은 결과를 위해서 갖지 않는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일을 잘하면 나를 찾을 것' 이라는 생각으로 일 해왔다"고 말하는 그는 인터뷰 내내 부드럽지만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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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배우들은 어떤가.
▶ 전지현, 송혜교는 완벽한 얼굴라인을 갖고 있다. 내가 알기에 그들은 성형을 하지 않은 얼굴이다. 전지현은 그 흔한 보톡스도 안 맞는다. 수술이나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내면이 더 예쁜 모습을 가진 배우다. 장미희는 보톡스 한 대 맞자고 해도 절대 안 맞는다. 그들의 특징은 타고난 미모뿐만 아니라 음식, 운동, 눈빛 등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변에 풍긴다. 배우 강동원은 진정한 프로다. 그와 작업을 하면 100% 만족을 준다. 보통 남자배우와는 달리 의상 메이크업 사진컨셉 등 모든 것을 스텝들과 같이 준비한다. 강동원의 미적 감각은 탁월해 취미생활로 가구를 만드는데 웬만한 디자이너 못지않은 실력을 가졌다.

-어떤 배우가 아름다워 보이나.
▶대부분 연예인은 성형을 다 했다. 인공미는 네추럴해서 오는 힘을 이길 수 없다. 성형미인과 자연미인은 특히 메이크업할 때 다르다. 나도 성형을 했지만 많이 후회했다. 인위적인 눈, 코는 매력이 없다. 동양 사람이 너무 서구적인 것을 좇는 현상은 아쉽다. 청순한 여성이 아름다워 보인다.

머니투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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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과 홈쇼핑에서'SEP'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로 연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그는 올여름 잘 가꾼 피부가 트렌드라며 피부표현에 중점을 두라고 조언한다.

-올 여름 메이크업의 포인트는.
▶ 전 세계 뷰티트렌드의 포인트는 피부다. 메이크업도 기술력에 의해서가 아닌 피부 자체의 관리가 잘 된 느낌을 줘야 한다. 색조도 날이 갈수록 네추럴해져 간다. "저 핑크색이예요" 가 아닌 "내 입술이 핑크예요"식의 메이크업이 대세다.

손대식은 "휴가 한번 못쓰고 10년 넘게 달려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나워졌다"며 "다시 온유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열정이 없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이 편안해서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한번 한계상황으로 몰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