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절반 값으로 먹는 방법
고유가, 고물가 여파에 '짠돌이 짠순이' 소비 백태
김정태 이명진 장시복 기자 | 2011.03.07 10:53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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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40대 주부 김 모 씨는 라면을 끓일 때 새로 들인 습관이 있다. 평소 스프를 절반 정도 남겨 모아뒀다가 대형마트에서 사리면만 사와 남은 스프으로 라면을 끓인다. 이렇게 하면 라면 값을 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고물가시대에 절약도 할 수 있고 건강도 더 생각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랑했다. 라면 하나에 들어있는 스프 한 개의 나트륨량은 하루 권장량에 해당해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스프도 적게 넣고 식비도 아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2. 주부 박 모씨(37)는 즐겨하던 퍼머 대신 쇼트커트를 한다. 8~10만원하는 퍼머값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커트도 미용실이 아닌 미용학원에 가서 한다. 실습생 국비가 지원되는 미용 학원의 경우 실습생들이 무료로 머리를 잘라주기 때문이다. 유행이 지난 옷은 수선집에 가서 리폼해 입고 아이에게 우유 대신 두유를 사주고 있다.
물가가 '무섭게' 오르면서 서민들이 생활 전반에서 '짠돌이' '짠순이' 식으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고물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족'의 증가로 '대체소비' 상품이 인기를 끌고, 새로 사기 보단 수선해 쓰는 사람들이 늘었다. 또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료를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소셜쇼핑 사이트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기, 밥 대신 두부, 김밥, 라면 '불티'=농축수산물가격의 급등으로 식당에서 한 끼 먹는 음식 값도 부담스러워졌다. 4000~5000원 음식메뉴는 더 이상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편의점에서 라면과 삼각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샐러리맨들이 늘고 있다.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2월 2000~3000원 저가도시락과 삼각김밥, 햄버거 등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 등 돼지고기값이 비싸지면서 수요도 크게 줄었다. SK마케팅앤컴퍼니가 지난달 27일 성인 남녀 12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54%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값이 너무 올라서'줄였다는 응답자도 73%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대체식품인 두부가 뜨고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두부 매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18% 늘었다. 또 구제역으로 우유 가격이 급등하자 두유가 잘 팔리고 있다. G마켓이 최근 2주간 판매된 두유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105%나 증가했다.
라면 스프를 덜어 뒀다가 끓여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리면 제품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물가상승이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 사리면의 매출액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마트몰에서 오뚜기 라면사리 110g 48개 세트가 1만4400원 정도에 팔린다. 개당 약 300원 인데 일반 라면이 개당 700~800원선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가격이 싼 셈이다.
◇"고쳐 쓰자" 의류, 구두 수선집 호황=의류 수선집들도 호황을 맞고 있다. 고물가에 가계사정이 좋지 않자 옷을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치수나 일부 디자인 등을 수선해 다시 입는 이들이 늘어난 것.
이화여대 앞에서 25년째 의류수선집을 운영하는 신영란 씨(51·여)는 "최근 옷을 고쳐 입는 손님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면서 "의류수선집이 경기가 어려울수록 장사가 잘되는 집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손님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수선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원래 백화점의 수선실은 신상품 의류를 산 고객들에게 현장에서 빨리 제품을 수선해 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최근에는 의류를 구입하지 않은 고객들까지 백화점 수선실을 찾고 있다. 신상품을 수선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 상품을 리폼하는 것. 백화점 한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 수선실의 중고 상품 리폼서비스는 전체 매출의 40%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값 할인, 소셜커머스 인기= 물가 급등으로 저렴한 금액에 검증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인기도 더 높아지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특정 상품을 50~90% 정도 할인된 금액에 판매하는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다. 특정 지역의 레스토랑, 공연, 여행 티켓, 건강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물가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늘면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하는 소비자들에게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매일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는 소셜커머스를 잘 활용하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만 있는 라면제품. |
#. 2. 주부 박 모씨(37)는 즐겨하던 퍼머 대신 쇼트커트를 한다. 8~10만원하는 퍼머값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커트도 미용실이 아닌 미용학원에 가서 한다. 실습생 국비가 지원되는 미용 학원의 경우 실습생들이 무료로 머리를 잘라주기 때문이다. 유행이 지난 옷은 수선집에 가서 리폼해 입고 아이에게 우유 대신 두유를 사주고 있다.
물가가 '무섭게' 오르면서 서민들이 생활 전반에서 '짠돌이' '짠순이' 식으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고물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족'의 증가로 '대체소비' 상품이 인기를 끌고, 새로 사기 보단 수선해 쓰는 사람들이 늘었다. 또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료를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소셜쇼핑 사이트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기, 밥 대신 두부, 김밥, 라면 '불티'=농축수산물가격의 급등으로 식당에서 한 끼 먹는 음식 값도 부담스러워졌다. 4000~5000원 음식메뉴는 더 이상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편의점에서 라면과 삼각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샐러리맨들이 늘고 있다.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2월 2000~3000원 저가도시락과 삼각김밥, 햄버거 등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 등 돼지고기값이 비싸지면서 수요도 크게 줄었다. SK마케팅앤컴퍼니가 지난달 27일 성인 남녀 12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54%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값이 너무 올라서'줄였다는 응답자도 73%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대체식품인 두부가 뜨고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두부 매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18% 늘었다. 또 구제역으로 우유 가격이 급등하자 두유가 잘 팔리고 있다. G마켓이 최근 2주간 판매된 두유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105%나 증가했다.
라면 스프를 덜어 뒀다가 끓여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리면 제품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물가상승이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 사리면의 매출액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마트몰에서 오뚜기 라면사리 110g 48개 세트가 1만4400원 정도에 팔린다. 개당 약 300원 인데 일반 라면이 개당 700~800원선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가격이 싼 셈이다.
◇"고쳐 쓰자" 의류, 구두 수선집 호황=의류 수선집들도 호황을 맞고 있다. 고물가에 가계사정이 좋지 않자 옷을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치수나 일부 디자인 등을 수선해 다시 입는 이들이 늘어난 것.
이화여대 앞에서 25년째 의류수선집을 운영하는 신영란 씨(51·여)는 "최근 옷을 고쳐 입는 손님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면서 "의류수선집이 경기가 어려울수록 장사가 잘되는 집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손님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수선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원래 백화점의 수선실은 신상품 의류를 산 고객들에게 현장에서 빨리 제품을 수선해 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최근에는 의류를 구입하지 않은 고객들까지 백화점 수선실을 찾고 있다. 신상품을 수선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 상품을 리폼하는 것. 백화점 한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 수선실의 중고 상품 리폼서비스는 전체 매출의 40%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값 할인, 소셜커머스 인기= 물가 급등으로 저렴한 금액에 검증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인기도 더 높아지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특정 상품을 50~90% 정도 할인된 금액에 판매하는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다. 특정 지역의 레스토랑, 공연, 여행 티켓, 건강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물가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늘면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하는 소비자들에게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매일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는 소셜커머스를 잘 활용하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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