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난데없이 한 남자의 따귀를 때린다. 남자는 "이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는 대사와 함께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재벌2세. 상황과 내용은 다를테지만 한국 멜로드라마에 진부하게 등장하는 패턴이다. 흔히 드라마 마다 등장하는 이른바 '캔디형 여주인공'을 유머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마에는 재벌남과 가난녀의 러브라인이 등장하고 시청자들은 몰입한다. 신데렐라 스토리는 오히려 더욱 다양해지고 디테일해졌다. '어쩌면 내게도 이런 사랑이 찾아올지도 몰라'라는 막연한 상상이 인기 비결. 인기 드라마 '비밀', '미래의 선택', '결혼의 여신', '상속자들', '주군의 태양' 에도 재벌남이 등장한다. 여심을 설레게 하는 드라마 속 재벌남들의 매력을 살펴보자.

◇수트 매력 '비밀' 지성 vs '주군의 태양' 소지섭

/사진=KBS2'비밀', SBS'주군의 태양' 공식홈페이지

재벌남의 공식 의상은 잘 차려입은 '수트'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SBS'주군의 태양' 소지섭은 거대한 복합쇼핑몰 '킹덤'의 사장 역을 맡았다. 인색하고 계산적인 캐릭터지만 여주인공 태공실(공효진 분)을 만나 부드러운 남자로 변한다. 극중 소지섭은 화려한 수트 패션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특히 그가 착용한 화려한 색감의 행커치프와 세련된 재킷이 인기를 끌었다.

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KBS2 드라마 '비밀'의 지성 역시 재벌남으로 등장해 세련된 수트 패션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지성은 다소 보수적인 수트를 입는 것이 특징이다. 모노톤의 수트는 젠틀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막 입어도 재벌포스 '미래의 선택' 정용화 vs '상속자들' 이민호

/사진=KBS2 '미래의 선택', SBS'상속자들' 공식홈페이지

KBS2 '미래의 선택'의 정용화는 재벌의 신분을 속이고 위장 취업 중이다. 여주인공 윤은혜의 '백마 탄 왕자님'의 역할을 맡았다. 위장 신분 탓에 그는 야상점퍼, 청재킷, 티셔츠 등 일상패션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훈남 재벌의 이미지는 숨길 수 없는 듯하다. 특히 정용화 패션은 이번 시즌 트렌드를 완벽 반영해 더욱 인기다.

SBS '상속자들'은 말 그대로 재벌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그 때문에 남자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출연자들이 선보이는 '럭셔리 룩'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드라마 속에서 남주인공 이민호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 일상을 보낸다. 그래서 이민호의 의상 역시 평범한 캐주얼이 대부분이다. 그는 티셔츠 한 장, 셔츠 한 장 차림에 고급스러운 시계나 액세서리를 하나씩 매치해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았다.

◇'감자별' 고경표 vs '결혼의 여신' 김정태·김지훈

/사진=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 SBS '결혼의 여신' 공식 홈페이지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서 하연수는 주식회사 콩콩에서 무급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재벌 2세 고경표는 영어 발음을 최대한 굴리며 "내가 하버드에 있을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허세남'이다. 곱게 빗은 머리와 표정이 웃음 포인트다. 그는 유머있는 캐릭터 답게 반복 패턴 셔츠나 컬러 넥타이를 매치해 경쾌한 수트 룩을 선보이고 있다.

SBS '결혼의 여신'에서 재벌2세 김정태, 김지훈 형제의 모습도 불운하다. 김지훈은 엘리트 검사지만 재벌가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내와의 불화로 화를 자주 폭발한다. 실크새틴 소재의 셔츠나 넥타이를 착용하고 항상 깔끔하게 완성된 헤어스타일을 선보여 날카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반면 김정태는 정치에 진출하고 싶어 하지만 철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캐릭터를 맡았다. 그는 밝은 컬러 또는 스트라이프 같은 캐주얼한 아이템을 선택해 밝은 이미지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