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핫트렌드]지금 NBA는 '웨어러블' 열풍
<5>유니폼에 초소형 센서 달고 데이터 수집…팬들 관심 '개인기→팀플레이' 선회
이강봉 객원기자 | 2015.11.20 08:59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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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는 어떤 분야가 유망할까? 미래 주도권의 열쇠가 될 원천기술은 무엇일까? 사물인터넷(IoT), 소셜미디어, 3D 생산, 바이오신약 등 모든 산업분야의 게임 규칙을 확 바꿀 새로운 R&D 트렌드를 짚어봅니다.
첨단 센서가 장착된 웨어러블 기기들이 미국 프로농구에 도입되면서 경기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사진=NBA 웹사이트 |
지난 2006년 1월 22일 미국 프로농구 LA 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던 코비 브라이언트 선수는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에서 한 경기 81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워 세상을 놀라게 한다.
1962년 윌트 체임벌린 선수가 세운 100득점 기록에 이어 미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에 해당하는 놀라운 기록이었다. 당시 미 프로농구팀들은 코비 브라이언트의 초인적인 능력에 감탄하느라 매우 바빴다.
그러나 지금 미 프로농구팀들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 대기록을 세우게 됐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밝혀진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대기록을 세우기 직전 식사에서 코비는 페퍼로니 피자와 그레이프 소다를 먹었다.
◇메이오 클리닉 병원과 웨어러블 공동 개발
토론토와의 경기가 있었던 2005~2006년 시즌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는 게임당 평균 41.0분의 출전을 하고 있었다. 대기록을 세운 토론토와의 경기에서는 42분 동안 출전했다. 지금 NBA 팀들은 코비 관련 정보를 활용, 또 다른 기적을 만들려고 애쓰는 중이다.
18일 매거진 ‘콤플렉스닷컴’에 따르면 NBA 팀들은 팬들로부터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첨단 장치들을 도입하고 있다. MLB(메이저리그), NFL(미식축구리그) 등 다른 리그에서 보기 힘든 기술들이다.
팀 경영에서부터 선수 관리, 경기 전략 등 팀 운영과 관련된 모든 과정에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는데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웨어러블 기술이다.
NBA는 지난해 미네소타 주에 있는 병원 '메이오 클리닉'에 거금을 투자했다.
메이오 클리닉은 존스홉킨스병원과 함께 미국의 양대 병원으로 꼽힌다. 2000개가 넘는 병상을 가지고 있고, 교수와 전문의, 박사 등의 의료·연구진이 3700여 명에 이른다. 간호사 등을 합치면 전체 의료진은 5만 명을 넘어서는 초대형 병원이다.
정밀한 검사와 환자 중심의 서비스로 이름이 높아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은데 NBA에서 메이오 클리닉에 투자를 시도한 것은 그곳에서 개발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들을 함께 사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NBA 선수들은 소형 센서가 달린 웨어러블 기기를 부착하고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28.349523g 무게의 이 웨어러블 기기를 유니폼에 부착하면 선수 개개인의 스피드와 순발력, 파워 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
◇컨디션 관리서부터 팀 전략 수립까지
심지어 선수 개개인의 스트레스 지수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은 매우 다양하게 활용된다. 선수들은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을 분석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부족한 실력을 더 연마해나갈 수 있다.
팀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데이터을 종합·분석해 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과거 눈으로 보고 판단하던 방식과는 달리 정밀 데이터에 의한 경기 운용을 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선수들이 과로로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는 경우 사전 조치가 가능하다.
최근 들어서는 오프시즌 동안의 선수 관리에도 웨어러블 기기를 투입하고 있다. 정규적인 경기가 없는 오프시즌에 일부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고, 정작 실력을 발휘해야 할 시즌을 망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러나 웨어러블 기기가 도입된 이후 이런 실패 사례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프로농구 팀들은 자칫 가라않기 쉬운 오프시즌 동안 선수 개개인의 상태를 정밀 분석하면서 전체적인 팀 컨디션을 조율해나가고 있다.
NBA 경기장의 웨어러블 기기가 도입되면서 경기 모습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 역사를 돌아볼 때 미 프로농구 경기 흥행은 선수 개개인의 활약에 의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선수의 뛰어난 기교와 활약은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웨어러블 기기가 도입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팀 운용방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팀 전략이 다채로와 짐에 따라 선수 개개인의 집중됐던 관심이 팀 운영방식에 쏠리고 있다. 어떤 선수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고, 팀 전략을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 등등.
향후 관심사는 NBA에 투입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어디까지 진화해나갈 것이냐는 것이다. 새로운 기기가 도입돼 프로농구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농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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