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벗은 여성들'…'여자구두' 탠디·소다 성장 주춤

캐주얼화 및 해외브랜드 선전, 편집샵 등장 등으로 여성제화 기업 실적 정체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6.04.12 03:30  |  조회 15219
'힐 벗은 여성들'…'여자구두' 탠디·소다 성장 주춤
정통 제화업계 부진을 탠디, 소다 등 백화점 '여자구두' 대표 주자들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2000년대 백화점 제화코너 매출 1~2위를 넘보는 등 급성장했지만 경쟁 격화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취향 변화로 성장세가 꺾였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다 매출은 8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4% 줄었다. 소다는 여성 수제화 브랜드로 20만원대 가격대에 세련된 디자인과 고품질,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매출이 2012년 109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맞수 ‘탠디’ 실적 또한 마찬가지다. 2013년 1000억원을 돌파할 때까지 승승장구 했지만 2014년 900억원대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981억원으로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여성제화 브랜드 '세라'도 2012년에서 2014년까지 매출액이 330억원 안팎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여성구두 전문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것은 제화업계 상황과도 관련이 깊다. 인기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을 공략해 신발업계 경쟁이 격화됐고 다양한 브랜드 신발을 모아놓고 합리적인 가격대에 공급하는 편집샵 중심의 유통채널 재편도 영향을 미쳤다.

정통 제화 강자인 금강제화도 2000년대 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 3000억원대에서 성장이 정체됐고 에스콰이아 등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다 형지에 인수돼 쇄신을 꾀하고 있다.

실용성과 편안함을 갖춘 신발로 눈을 돌리는 여성이 늘어난 것도 변수다. 금강제화에 따르면 2013년 83%를 차지하던 하이힐 판매 비중은 2015년 상반기 61%까지 떨어졌다. 반면 스니커즈, 로퍼 등 굽이 낮고 캐주얼한 신발은 같은 기간 17%에서 39%까지 증가했다.

캐주얼화 브랜드는 물론 ‘제옥스’, ‘캠퍼’ 등 기능성을 무장한 컴포트화 브랜드, ‘슈콤마보니’ 등 캐주얼한 감성에 독특한 디자인까지 무장한 여성화 브랜드들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이에 맞서 여성제화 업계도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탠디는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제화 DNA'는 유지하면서 캐주얼 라인을 늘리고 기능성 소재를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젊은 층과 소통을 위해 SNS마케팅, 온라인 채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소다는 다양한 해외 슈즈 브랜드 제품을 수입판매해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캐주얼 라인을 강화하는 변화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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