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면 '뜨는 명품' 모두 다 있네

'명품 편집숍' 인기… 기업엔 '테스트 베드' 역할, 소비자는 '최신 트렌드' 한 눈에

이명진 김유림 기자  |  2011.03.05 10:07  |  조회 81152
▲ 신세계백화점 편집숍 '분더샵'
▲ 신세계백화점 편집숍 '분더샵'
서울 반포동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이곳에서는 '분더샵', '가드로브' 등 주로 유럽 명품 브랜드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최신 유행으로 뜬 브랜드의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어 패션에 관심이 많고 소비 여력이 있는 20~40대 여성 고객층의 로열티가 높은 곳이다.

▲ 서울 청담동 '몽클레르' 플래그십스토어 내부
▲ 서울 청담동 '몽클레르' 플래그십스토어 내부
한 벌이 수 백 만원에 달해 '패딩계의 샤넬'로 통하는 프랑스 패딩 브랜드 '몽클레르'는 바로 이 '분더샵'에서 큰 인기를 끌자 신세계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연 후 지난해 연말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청담동에 오픈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수백만원짜리 패딩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 불확실했지만 편집숍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후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이 브랜드 제품은 배우 원빈이 영화 '아저씨'에서 착용했고 해외 원정 도박 물의를 빚은 신정환이 귀국 당시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느 정도 마니아층을 형성한 후 대형 독립 매장을 내면서 지난해 매출이 큰 폭 신장했다.

국내 명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과 패션업체들이 명품 편집숍을 명품 브랜드의 '테스트 베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명품 편집숍에서 매출이 좋은 브랜드를 독립 매장으로 내보내 키우는 전략으로, 초기 위험 부담을 줄이고 시장 반응이 좋은 브랜드를 검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편집숍은 '명품 테스트베드'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수입한 명품 브랜드들을 신세계백화점 내 편집숍 '분더샵'이나 '가드로브'에서 테스트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수입한 명품 브랜드의 사업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곳이 신세계백화점 내 편집숍인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편집숍에서 판매되다 백화점에 독립 매장을 연 브랜드는 몽클레르 외에도 '알렉산더 맥퀸',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드리스 반 노튼', '마르니', '요지 야마모토' 등이 있다. 모두 현재 유럽에서 각광받는 브랜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편집숍에서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주요 전략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3.1 필립림'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 '3.1 필립림'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명품 마케팅에 가장 활발한 갤러리아백화점도 편집숍을 '안테나숍'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갤러리아가 운영하는 편집숍 ‘G.494’에서 미국 명품 브랜드 ‘릭오웬스’의 반응이 좋아 명품관 이스트에 독립 매장을 열었고 '3.1 필립림'도 편집숍에서 독립한 케이스다. 필립림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큰 호응을 얻자 수입 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이 2009년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 프랑스 브랜드 '마쥬', '마누슈' 등이 갤러리아 편집숍인 ‘메이즈 메이’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후 독립 매장으로 확대된 브랜드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편집숍은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셀렉트해 판매하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를 좇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매장"이라며 "이 곳에서 찾는 사람이 많으면 곧바로 '뜨는'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제일모직도 청담동에서 운영중인 편집숍 '10꼬르모꼬소'를 통해 인기를 검증받은 '발방', '릭오웬스' 등 브랜드를 확대했다. 이태원에 단독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꼼데가르송'도 처음엔 10꼬르모꼬소에 입점한 하나의 브랜드였다. 10꼬르소꼬모 관계자는 "편집숍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공간 특성상 신규 브랜드의 인큐베이팅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LG패션도 해외 명품 브랜드 편집매장인 라움을 통해 이태리 잡화브랜드 '오로비앙코', '헌터' 등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직영 라움 편집숍과 백화점에 확대 입점시켰다.

◇ '뉴럭셔리' 인기 불지핀다
▲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
▲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
이런 편집숍은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명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과 맞물려 더 활성화되고 있다.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등 클래식한 명품이 아닌 젊고 새로운 감각의 명품, 이른바 '뉴 럭셔리(New Luxury)'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데 따른 것이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부유층 패셔니스타들은 '루이비통', '프라다'는 물론 '샤넬'이나 '에르메스'도 식상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무조건 비싼 것보다는 개성 있는 명품을 소비하려는 차별화 욕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명품 편집숍이 전체 명품시장에서 차지하는 절대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꾸준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고가여서 일부 소비층에 집중돼 매출 성장률이 크지는 않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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