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선 언니 곱창밴드 있나요?"…40억 매출 기록 '잇 아이템'

[그땐 그랬지<6>] 김희선 곱창밴드, '완판녀' 시초…디자인·소재도 다양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4.05 15:15  |  조회 14510
영화 '써니'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불붙은 복고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무한도전-토토가' 인기에 힘입어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들과 당시 패션스타일도 재조명 받고 있다. 1980~1990년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스타일M의 연재 '그땐 그랬지'를 주목하라. 스타일 타임머신 고고씽~!
/사진=SBS '미스터Q'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미스터Q' 방송화면 캡처
"곱창으로 머리를 묶는다고?"

1990년대 소녀들의 '잇아이템'이었던 곱창밴드를 기억하는가. 딸들이 곱창밴드를 사달라고 할 때 트렌드에 다소 뒤쳐졌던 엄마들을 다시한번 되묻곤 했다. '곱창밴드'는 둥글고 긴 통 모양의 천 안에 고무줄을 넣어 만든 헤어 액세서리다. 패션 아이템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 이름은 튜브 형태와 자글자글한 주름이 마치 곱창을 연상케해 붙여졌다.

곱창밴드는 배우 김희선이 드라마에서 착용하고 나오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지난 1998년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SBS '미스터Q' 속에서 김희선은 청순한 긴 생머리를 2대8 가르마로 깔끔하게 빗어 곱창밴드로 단정하게 묶은 로우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드라마 속 그녀의 스타일은 극중 남자 주인공은 물론 당시 남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김희선 곱창밴드'는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김희선의 곱창밴드는 당시 매출 40억원을 기록하며 '완판 신화'를 세웠다. 지금과 달리 협찬 문화가 활발하지 않던 때였기에 더욱 이슈가됐다. 지금은 익숙해진 단어인 '완판녀' '완판남'의 시초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당시 김희선의 스타일리스트는 "김희선에게 어울리는 것을 골라 스타일링했을 뿐인데 날개돋힌 듯 팔린다고 해서 놀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SBS '미스터Q' 방송화면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SBS '미스터Q' 방송화면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곱창밴드는 디자인, 소재, 크기, 색깔도 다양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의 밴드부터 가판대에서 몇천원대에 팔리는 저렴한 밴드 등 액세서리 판매대엔 '곱창밴드'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가장자리에 테이프 형태가 덧대진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 특히 인기였다.

두발 규정이 엄격했던 중고등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의 화려한 곱창밴드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유행과 멋을 포기할 수 없었던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헤어 컬러와 비슷한 검은색, 갈색 등의 곱창밴드를 착용하며 당대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군림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