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고객 요구에 반응해야 한다" - 크리스토퍼 베일리

[스타일 톡<26>] 버버리 CEO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패션을 상품 이상의 것으로 승화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11.13 08:40  |  조회 11253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버버리
/사진=버버리
"Consumers are demanding newness and freshness and designers are responding." - Christopher Bailey (1971~)

침몰하는 버버리(Burberry)에 새 심장을 이식한 생명의 은인. 버버리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퍼 베일리다. 1856년 출범한 이후 영국 대표 패션 브랜드로써 명성을 떨치던 버버리는 한때 '진부하고 올드하다'며 패션계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존폐 위기까지 거론됐던 버버리가 패션과 뷰티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첨단기술을 영리하게 활용할 줄 아는 몇 안되는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우뚝 섰다.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이끄는 버버리의 현주소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한 후 로열예술대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중 도나카란(Donna Karan)에서 본격으로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다. 이후 당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톰 포드의 눈에 들어 1996년부터 구찌(Gucci) 여성복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01년. 버버리와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진 해다. 버버리로 소속을 옮긴 후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sum)'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론칭하며 버버리 내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갔다. 'Prosum'은 '전진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버버리의 아이덴티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젊고 신선한 디자인으로 서서히 진보해 나가겠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의 옷에만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니다. 의상 디자인을 할 때 런웨이, 매장 디스플레이, 캠페인 광고, 음악, 향기 등 관련된 모든 것을 아우르는 높은 차원의 디자인을 실천해오고 있다. 특히 패션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 중 일부로써 상품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내세웠다. 그렇게 서서히 진보하는 버버리에 패션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버버리는 런웨이 쇼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전세계 고객에게 새로운 컬렉션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구글+, 유튜브, 트위터 등 첨단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활발한 파트너십으로 버버리라는 브랜드는 점차 젊어지고 있다. 버버리의 매장은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닌 디지털기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고객은 새롭고 신선한 것을 원한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그에 반응해야 한다." 조급해하지 않고 서서히 내실을 다지며 상승하던 버버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순항중이다. 기술과 문화까지 모든 것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사회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한 크리스토버 베일리의 선택은 옳았다. 그와 함께 '안티에이징'에 성공한 버버리는 패션계의 '웰에이징'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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