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새로운 것을 위한 유일한 방법" - 후세인 샬라얀

[스타일 톡<28>] 매 컬렉션마다 첨단 기술 선보여…경계의 영역 이야기하는 패션 철학자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12.25 09:51  |  조회 8467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후세인 샬라얀
/사진=후세인 샬라얀
"Technology is really the only thing through which you can do new things." - Hussein Chalayan (1970 ~ )

디자이너와 과학자의 경계에 서있는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후세인 샬라얀은 어린시절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된 현재까지도 '경계성의 삶'을 살고 있다. 가구가 옷으로 변하고, 걸어다니면서 옷의 구조가 바뀌고, 물에 닿으면 의상의 디자인이 바뀌는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을 후세인 샬라얀은 패션쇼 런웨이에서 구현한다.

터키 출신의 영국인 후세인 샬라얀은 지중해의 키프로스(Cypros) 섬에서 태어났다. 1970년대 분쟁 지역이던 키프로스 섬을 떠나 영국 런던으로 이주했고 그 이후로 키프로스 섬과 런던을 오가며 생활했다. 따뜻한 지중해 바닷가에서의 어린시절을 보낸 샬라얀은 항상 나체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기억했다. 인간의 몸에 친숙해지고 인체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었던 환경에 자연스레 노출돼 있었던 것.

파일럿이나 헤어디자이너, 건축가를 꿈꿨던 소년 샬라얀은 최종적으로 패션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영국 런던의 예술 명문 학교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자양분을 쌓아 나갔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철학적이고 난해한 작품을 선보였다.

1993년 졸업 작품 컬렉션에서 그는 3주간 땅속에 묻어뒀던 철가루를 넣은 실크 드레스를 모델들에게 입혔다. 미리 파상풍 주사를 맞은 모델들은 오염되고 녹이 슨 의상을 입고 사람들 앞에 섰다. 부패된 의상을 통해 죽음과 삶, 도시의 쇠퇴 등을 이야기하며 인생의 덧없음을 쇼를 통해 이야기했던 이 컬렉션은 패션계에 큰 충격을 안김과 동시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그해 런던 패션위크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그의 나이 고작 24세였다.

그는 매번 발표하는 컬렉션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그는 옷이야 말로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난민들의 위태로운 현실, 종교의 충돌 등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의상으로 풀어내는 디자이너는 흔치 않다. 특히 기술과 패션을 융합한 하이테크놀로지 패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로는 후세인 샬라얀이 독보적이다.

후세인 샬라얀은 옷을 인체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환경으로 정의하고 색다른 시각으로 표현한다. 그는 패션을 예술 작품이자 산업 제품으로 여기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옷을 선보인다. 런웨이 무대에서만 놀라운 광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가치를 전하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디자이너. 첨단 기술과 예술, 철학의 융합체를 보여주는 그를 통해 패션계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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