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부터 '일 트로바토레'까지…오페라 매력 톡톡히 살린 '국립오페라 갈라'
[리뷰] 제7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폐막작, 국립오페라 갈라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6.05 14:4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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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갈라는 무용수들의 무용이 더해져 한편의 종합예술을 선사했다.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시모!"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갈라' 무대,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라 '지옥의 오르페오' 속 캉캉 춤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성악가 전원이 등장하자 환호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립오페라 갈라'는 초심자에겐 지루하지 않은 오페라의 매력을, 열혈 팬에겐 다양한 작품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성찬과도 같았다.
포문을 연 것은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전하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선과 악, 성스러운 것과 세속적인 것의 투쟁과 갈등을 표현한 서곡은 2층 객석까지 활용한 관악기의 연주가 돋보였다.
이어지는 무대는 '토스카'와 '파우스트'. '파우스트'의 '발푸르기스의 밤'에선 무용수들이 함께 등장, 군무와 파드되(2인무)로 환락의 파티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메피스토펠레스 역을 맡은 베이스 박준혁의 무게감이 무대를 압도했다. 마르그리트 역의 소프라노 이은희, 파우스트 역의 테너 전병호와 함께한 3중창 '조심하라! 순결하고 찬란한 천사들이여'는 국립합창단과의 하모니가 빛났다.
국립오페라 갈라의 '파우스트'에서 구원을 받는 장면을 노래한 '조심하라! 순결하고 찬란한 천사들이여'. 베이스 박준혁, 소프라노 이은희, 테너 전병호의 3중창 하모니가 빛났다.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
2부에선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와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일 트로바토레'에서 집시여인 아주체나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는 특유의 매혹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아기를 버리는 비극을 노래해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호프만의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인형 올림피아의 노래. 올림피아 역의 소프라노 오현미는 진짜 인형이 움직이듯 관절의 움직임을 표현해 생생함을 더했다. 여기에 양진모 지휘자와 함께 태엽을 감는 듯한 퍼포먼스로 유쾌함을 선사했다.
이날 갈라 공연에서는 한국 오페라계의 거장 바리톤 박수길의 특별무대가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박수길은 중후한 목소리로 '라 트라비아타'의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를 불러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무대 조명과 영상을 적절히 활용한 점도 돋보였다. 특히 무대의 배경이 된 영상은 각 아리아의 주제에 맞춰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파우스트-보석의 노래'에선 반지 등 보석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하는가 하면 '호프만의 이야기-뱃노래'에선 바다 풍경을 고흐의 그림 화폭을 연상시키듯 연출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은 한 편의 오페라 속성 입문 강의를 들은 듯 극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국내 유일 오페라 전문 지휘자인 양진모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성악가들의 소리도 함께 지휘하듯 귀를 기울여 호흡을 맞췄다.
음악과 합창, 영상과 무용까지 한데 어우러진 한 편의 '종합예술'을 보듯, 오페라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 시간. 제7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이번 국립오페라 갈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국립오페라단 역시 2015-2016 시즌 레퍼토리를 마무리한 뒤 2016-2017 새로운 시즌의 첫 작품 '토스카'로 오는 10월 다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6중창 '아 내 마음은 또다시 길을 잃어버렸네'를 선보이는 모습.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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