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떠나자!] ⑤ 한반도에서 둘째라면 서러운 계곡 3선

전 세계 이례없는 무더위 지속…에어컨 없이 여름나기 딱 좋은 명산 속 계곡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7.31 07:39  |  조회 11344
원시림이 둘러싼 7개의 폭포, 지리산 '칠선계곡'.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원시림이 둘러싼 7개의 폭포, 지리산 '칠선계곡'.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대한민국 3대 계곡'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 땅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절경인 만큼, 직접 보기 위해서는 험준한 산길을 걷는 노력이 필요한 곳들이기도 하다. 에어컨 없이도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꽁꽁 얼려버릴 것 같은 찬물에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우리나라 3대 계곡을 소개한다.

원시림이 둘러싼 폭포, 지리산 '칠선계곡'

경남 산청군 지리산 '칠선계곡'은 지리산 내에서도 최대의 계곡미를 자랑한다. 원시림을 끼고 있는 이 계곡은 7개의 폭포수와 33개의 작은 연못이 펼치는 경치가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골이 더욱 깊어지고 날카로워지며, 계곡이 험준해 그동안 숱한 생명들을 앗아가기도 했다. '죽음의 골짜기'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어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칠선계곡 정복의 꿈을 품고 산에 오른다.

단 아무나 오르지는 못한다. 추성리에서 비선담까지의 4.3km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비선담에서 정상인 천왕봉까지 가는 5.4km는 지정된 달의 매주 월요일 하루, 오직 선택받은 60명만 들어갈 수 있다. 이 길은 등반이 쉽지 않고 험난하지만 지리산의 가장 아름다운 속살을 품고있다.

시인 묵객들이 노닐던 강원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시인 묵객들이 노닐던 강원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시인들이 노닐던 설악산 '천불동계곡'

강원 설악산의 천불동계곡은 비선대와 대청봉 사이에 위치한 7km 길이의 계곡이다. 설악 10경 중 하나로 포함돼있다. 비선대는 와선대에서 노닐던 마고선이라는 신성이 이곳에 와서 승천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천불동계곡이라는 이름은 '천개의 바위가 마치 불상을 늘어놓은 듯하다'는 뜻으로 붙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비선대, 문수담, 오련폭포, 천당폭포 등 수려하고 빼어난 경관들이 계곡을 따라 이어져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옛날부터 천불동계곡에는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자연의 이치를 감상하곤 했다. 비선대 위 바위에는 많은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있으며, 그 가운데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이 남긴 흔적도 있다.

한라산에서 가장 깊은 곳, 제주의 '탐라계곡'

제주 중앙부에 위치한 한라산. 산 안에 위치한 관음사로 가는 등산로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계곡이 바로 '탐라계곡'이다. 한라산의 여러 등산로 중에는 북쪽 코스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해있다.

탐라계곡은 제주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계곡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총 길이가 150m가 넘으며, 가운데 나 있는 등선을 중심으로 동탐라계곡과 서탐라계곡 두 갈래로 나뉜다. 동쪽 계곡에는 태곳적의 신비를 품은 이끼폭포가 흐른다.

계곡 대부분이 가파른 비탈로 이루어져 있고 급경사를 이룬 지점도 많아 오래전부터 등산객들이 이 계곡 일대에서 자주 사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빼어난 절경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10년 전 계곡을 가로지르는 길이 30m의 아치형 나무 다리를 설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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