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봄'…봄옷 불황에 패션업계 온라인에 사활
갑작스런 봄 세일에 4월1일부터 여름 신상품 출시…온라인 플랫폼 전환 가속화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0.04.02 09:08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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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패션·미용 관련 소비가 급감했다. 지난 3월 2일 서울 명동의 한 의류매장 쇼윈도우에 봄옷이 진열되어 있다. 코로나 사태 후 생필품과 식료품 수요가 온라인 쇼핑몰로 옮겨간 데 반해, 의류 및 화장품은 온·오프라인 매출이 모두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학교 개강이 연기되고 재택 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외모를 치장하는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뉴스1 박지혜 기자 |
◇봄부터 '시즌 오프'…벌써부터 여름 신상품=2일 삼성물산 온라인 전용 브랜드 구호플러스는 2020년 여름 시즌 컬렉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패션업계에서 여름 상품은 원래 4월 말~5월 초부터 출시되지만 보름에서 약 한 달 정도 빠르게 여름 신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김영대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석은 "트렌드에 민감한 2030 고객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통해 4월 초 여름 초두상품을 선보여 분위기를 미리 파악하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매출이 약 10% 증가하면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통해 적극적인 신상품 출시와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는 오는 4월5일까지 깜짝 온라인 세일을 실시한다. 에잇세컨즈는 1년에 두 번 여름·겨울 시즌오프 정기세일을 진행하는데 봄이 한창인 지금 이례적인 봄 신상품 세일을 결정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내점객이 적은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에서만 '온라인 온리(Only) 세일을 실시했다.
나이키코리아도 3월28일부터 31일까지 일부 품목에 한해 추가 20% 할인을 실시했다.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회원 가입만 하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어 '깜짝 멤버스 데이 할인'은 나이키 매니아들의 지름신을 불렀다. 특히 나이키가 봄이 한창인 이 시즌에 깜짝 세일을 했다는 점에서 패션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온라인은 '숙명'…한섬·신세계인터도 온라인 강화=오프라인의 매출이 얼어붙으면서 패션업계의 온라인 플랫폼 전환은 가속화되는 중이다. 3월 말 각사 주주총회에서도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은 "온라인 강화"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한섬은 더한섬닷컴을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구성된 프리미엄 패션몰로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H패션몰은 전면적인 사이트 리뉴얼을 단행할 예정이다.
LF는 임직원의 30%를 IT 인력으로 채우면서 온라인 드라이브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브랜드인 앳코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 뒤 2월 중순 출시한 신상품의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등 온라인에서 좋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LF 매출액의 온라인 비중은 일시적으로 50%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썰렁한 명동 쇼핑거리/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
다만 패션업체가 온라인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직접 입어보고 쇼핑을 하는 고객은 온라인으로 이동하지 않고 있어서다.
패션업계 한 전문가는 "백화점 VIP 기준을 채우기 위해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며 "온라인에서는 10대~20대의 저가 상품 중심 쇼핑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고객층이 분명히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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