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 외신도 비판…"촬영을 위해 죽은 것"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2.01.21 11:02  |  조회 6341
/사진=올케이팝 홈페이지 캡처
/사진=올케이팝 홈페이지 캡처
KBS가 대하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말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 사과한 가운데 외신도 이를 '동물 학대'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20일(한국시간) 국내 연예계 소식을 주로 다루는 해외 매체 '올케이팝'은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을 언급하며 '동물 학대'라고 칭했다.

올케이팝은 'KBS 드라마 '태조 이방원'이 촬영 중 말을 위협에 빠트리고 학대했다는 의혹에 놓였다'는 제목의 보도에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촬영 장면을 삽입했다.

20일 동물권 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는 현장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말의 다리에는 와이어가 묶여 있었다. 뒤쪽에 있는 스태프들이 와이어를 잡아 당겨 말을 강제로 넘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말은 심하게 고꾸라진다. 말은 촬영 일주일 후 사망했다.

올케이팝은 동물자유연대의 말을 빌려 "제작진이 말에 와이어를 묶고 의도적으로 당기는 것을 확인했다. 스턴트 배우도 말에서 떨어질 정도로 위험한 방식으로 촬영됐다"며 "스태프들은 배우가 말에서 떨어지자마자 달려가 확인을 하지만 말을 돌봐주는 스태프나 전문 조련사는 볼 수 없다. 시대에 역행하는 촬영 방식이 놀랍다"고 보도했다.

올케이팝 보도에 달린 해외 댓글. (한글 번역 적용) /사진=올케이팝 홈페이지
올케이팝 보도에 달린 해외 댓글. (한글 번역 적용) /사진=올케이팝 홈페이지
해당 보도에는 "CG를 사용하면 되는데 아직도 이런 방법을 쓰다니" "저 말은 자신이 왜 발을 헛디뎌 다쳤는지도 몰랐을 것" "말은 촬영을 위해 죽은 것" 등 분노가 담긴 해외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KBS는 논란이 일자 20일 공식 입장을 내고 "당시에는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어 돌려보냈으나 촬영 1주일쯤 뒤 안타깝게도 사망했다"며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지난 20일 동물자유연대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린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청원은 21일 오전 기준으로 5만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도 이날 오전 10시 기준 동의수 3만7000명을 넘었다. '태종 이방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중단·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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