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녹아내린 개 '포천이'…이수정 "죽음 아닌 고통이 목적일 것"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7.10 17:30  |  조회 5658
/사진=SBS 'TV 동물농장'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TV 동물농장' 방송 화면 캡처
얼굴이 녹아내린 참혹한 상태로 발견된 한 개의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얼굴을 잃어버린 개 포천이에 대한 사연이 소개됐다.

제작진은 열흘 전 얼굴이 녹아 앞이 안 보이는 상태의 개가 발견됐다는 경기도 포천을 찾았다. 제보자들은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모습으로 얼굴이 녹아내린 심각한 상태의 개를 봤다고 했다.

한재웅 수의사는 위중한 상태의 포천이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 구조에 성공했다. 그는 "뼈가 다 녹았다. 얼굴 형체가 없다"며 참혹한 모습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한재웅 수의사는 병원으로 이송된 포천이를 살펴보고는 "주둥이 앞쪽부터 해서 피부 조직과 근육이 대칭적으로 다 녹았다"며 "엄청나게 아팠을 텐데 견디고 있는 것 같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얼굴 상처를 제외하고는 전염병, 외상은 없는 상태였다.

이상한 것은 주둥이 윗쪽 눈 주변에는 극심한 피부 손상을 입은 반면 주둥이 아랫부분은 멀쩡한 상태였다는 것. 정상 조직과 손실된 것의 경계가 뚜렷한 것이 특징이었다.

상처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연 결과, 상처의 형태로 봤을 때 액체로 된 물질이 얼굴 위에서 떨어져 흐른 것 같다는 추측이 나왔다. 뜨거운 액체나 화학용액에 의한 상처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도현 수의학박사 역시 "손상의 형태로 봤을 때 눈부위에 손상이 가장 심하고, 볼 부위는 털만 빠진 것 같다"며 "전형적으로 누가 얼굴을 치켜세우고서 위에서 무엇을 흘러내린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이어 "사람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들은 통증 수용체가 있다. 일정한 통증이 가해지면 얼른 피한다"며 "안면 부위, 특히 눈 부위는 통증에 민감한 부위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결박하지 않은 이상 이 정도 상처가 날 때까지 가만히 있었을 리 없다"고 덧붙였다.

이찬종 우송정보대학교 펫케어전공 특임교수는 "학대적인 행동을 하면 개들은 반항하기 위해 입을 벌린다. 학대 동작에 입이 따라간다. (범인은) 자신이 안 물리려고 개 주둥이를 묶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찬종 교수는 개들은 몸이 꽉 조여지면 몸을 낮추고, 목이 조여지면 숨쉬기 위해 대부분 기도 확보를 위해 고개를 든다. 그 상태에서 액체 상태의 물질을 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굴 좌우 상처가 같이 나타나지 않았나. 이마, 눈 중심으로 상처가 생겼는데 그건 천천히 뿌렸다는 것"이라며 눈을 조준해 고의로 화상을 입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숨을 못 쉬니까 저항할 수 있는 힘도 없었을 것"이라며 "계획적이지 않으면 이 상황이 안 나온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인이) 고통을 가장 치명적으로 줄 수 있는 부위가 눈 주변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사망에 이르게 할 목적이었다면 이런 형태의 흉터가 남지는 않았을 것 같다. 생명체의 고통의 과정, 심하게 얘기하면 즐기는 과정이 이 행위의 목적 같다.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범인은) 사람, 동물과 눈을 마주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거나 정신병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 사람이라면 잔혹 행위를 그냥 일회로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걸 단순 동물학대죄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잔혹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아팠을까", "범인 제발 잡혔으면 좋겠다", "너무 잔인하다", "동물학대하는 사람 강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 "말 못하는 동물한테 계속 저러다가 사람들까지 해할 것 같다", "범인 천벌 받길", "사람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나", "화 나고 속상해서 눈물이 다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SBS 'TV 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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