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2번 해고→월 1천 매출 사업…가족들은 "직업 바꿔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9.06 07:11  |  조회 65211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캡처

항공사에서 두 번 잘린 후 사업을 하는 의뢰인이 가족의 재취업 요구에 고민하는 사연을 전했다.

5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파일럿으로 일하다 사업을 하고 있는 36세 성진모 씨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의뢰인은 "제가 사업을 하는데 사업을 계속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의뢰인은 "항공대 졸업 후 조종사를 하다 퇴사하게 됐다. 그런데 원해서 했던 조종사의 꿈을 이뤘다가 퇴사하니까 가족들이 다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길 바란다"고 했다. 의뢰인의 부모님, 남동생, 장인어른이 모두 교사이며, 아내 역시 공무원이라고.

육아용품 사업을 하는 의뢰인은 "순이익으로 따지면 못 벌었을 땐 500만원, 잘 벌었을 땐 1000만 원 정도 번다"며 "파일럿 할 때도 지금 버는 것과 비슷하게 벌었다"고 말했다.

MC 서장훈이 "버는 거엔 큰 차이가 없지 않나"며 사업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냐며 의아해했다.

이에 의뢰인은 "제가 정말 원하던 조종사 꿈을 이뤘는데 퇴사를 하다 보니까 가족들은 안정적인 일을 하길 바라더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이상 오랜 준비 끝에 입사했다며 입사 훈련 중 아이가 생겨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몰래 결혼식을 올릴 정도로 간절했다고 전했다.

훈련 중 결혼하면 절실하지 않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했던 의뢰인은 비밀 결혼식까지 올린 끝에 정규직이 됐다고.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캡처

그러나 의뢰인은 근무하던 항공사에서 두 번 모두 잘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민항기 비행기를 모는 경우 기장과 부기장이 호흡이 맞아야 한다. 저는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부족했으니까 나는 (회사 조치를) 받아들인다"고 인정했다.

이어 의뢰인은 "아내가 (재취업까지) 1년 기다려주겠다고 했는데 얼마 안 남았다. 그런데 아내가 어제 '당신 너무 힘들고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며 '큰 걸 바라지 않으니 안정적인 걸 해'라고 하더라. 하지만 저는 지금 일이 좋다"고 했다.

MC 이수근은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잘하던 일 그만두고 사업한다고 매일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모습으로 들어오면 그게 속상할 수 있다. 남편의 오랜 꿈이었다 보니까 괜히 가족 때문에 그 꿈을 포기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아내가 남편이 기장이라고 생각하고 결혼했는데 (그만뒀으니까)"라며 조종사로 재취업이 가능하냐 물었다.

이에 의뢰인은 "제가 국내 항공사에서 두 번 잘려서 한국에선 어렵고 외항사로 가야 할 것 같다"며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도 가족들은 갈 수만 있으면 가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이어 "외항사는 급여도 좋은 편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업에 있는 이들도 어려운 시기라 취업이 된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서장훈은 "가족들이 억지로 우긴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2번이나 그렇다는 건 뭔가 잘 안 맞는 걸 수도 있다"고 진단했고, 이수근 역시 "비행이랑 상관없이 조직 생활에 잘 안 어울릴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서장훈은 또 의뢰인의 가족들에게 "본인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다시 도전하기 전까지는 기다려주시고 사업하는 거 최선을 다해 도와달라"며 "사업이 잘되려면 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믿어주고 기운 나게 응원해줘야 한다. 재촉하고 압박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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