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엔 곰팡이, 자느라 아이 못 챙긴 아내…오은영 "가엾다" 왜?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9.12 05:50  |  조회 101975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남편이 아이와 집안일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아내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1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종교로 인해 서로의 믿음이 깨져버린 '신과 함께 부부'가 등장했다.

16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지 6년 차인 조철호(48) 조혜림(32) 부부는 종교 활동 중에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변화를 원한 아내의 신청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공개된 일상 영상 속 아내는 새벽 일찍 일어났지만 바닥에 누워 뒹굴거리기만 했다.

남편은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게 없다"며 "아침밥을 차려준다든가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데 항상 누워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집에 설거지는 쌓여있고 집 정리도 안 해놓는다. 하루만 안 치워도 머리카락이 쌓이지 않나. 계속 쌓이는 거다"라고 토로했다.

냉장고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은 물론 곰팡이 핀 상한 음식까지 가득차있었다. 남편은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지저분하다. '이 사람과 같이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고백했다.

아내는 "제가 의지가 약하다. 치우기 힘들다"며 "성인 ADHD 진단을 매번 받았다. 정신 산만하고 계획은 잘 세우는데 행동으로 못 옮긴다"고 말했다.

아침 8시에 출근하기 위해 나선 남편은 "정리 좀 해라. 냉장고에 피자 썩은 거 치워라. 방도 좀 치우고"라고 제안했지만 아내는 "언젠간 치우겠지. 알았어"라고 대충 대답하고 바닥에 누워만 있었다.

아내는 아침 9시 등원해야 하는 아이 등원 준비도 외면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아내는 "'해야지' 하는데 무기력한 건지 그냥 잠이 온다"고 털어놨다. 결국 아이는 잠든 엄마를 깨우지 않으려 조용히 혼자 놀다가 뒤늦게 일어난 엄마와 함께 겨우 등원하게 됐다.

집에 혼자 돌아온 아내는 배달 시킨 햄버거로 식사를 하고는 디저트까지 주문해 먹었다. 한 달에 20번 넘게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다는 아내는 한 달에 200만원을 쓴 적도 있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집을 치워달라는 남편의 부탁에도 아내는 정리는 커녕 바닥에 누워 뒹굴거리기만 했다.

아내는 혼자서는 정리가 쉽지 않아 남편에겐 거짓말을 하고 100만원이나 지불하고 청소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원래 청소나 정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 좀 더 심해진 상황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제가 봐도 심하다. 정리 안 된 거, 냉장고에 피자도 오래돼서 상한 거, 아이 밥 잘 안 챙겨주는 거 이게 그대로 방송에 나갈 거란 걸 아내분이 알고 계시다. '아내 분은 왜 그랬을까' 생각하면서 영상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분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 뭔가 변화를 원하고 있고 왜 그런 지 알고 싶고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끼시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면서 (아내가) 좀 가여웠다. 왜냐면 그냥 보면 '어머, 저 엄마 봐. 애 밥도 안 챙겨준다'고 얘기할 수 있다. 물론 심하다. 그런데 노력을 해봐도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서라도 도움을 받으려했던 아내분의 어려움이 인간적으로는 가엾다.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오은영 박사가 아내의 무기력함을 짚으며 건강상 문제가 있는지 묻자 아내는 "측두엽 뇌전증을 앓고 있다. 심해진 게 20대 초반이다. 지금 약은 잘 맞아서 발작이 안 일어난 지는 2년 정도 됐다"고 답했다.

성인 ADHD 진단을 받았던 아내는 이에 대한 치료는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분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전두엽 중에서도 생각 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흥미, 관심이 있을 땐 빠른 실행이 가능하지만 지속이 어렵다. 동기나 흥미, 관심이 없는 건 잘 안 된다. 아침에 깨는 게 어렵다. 실행이 안 되니까 미루고, 그러면 일이 쌓이고 중압감이 생기고 악순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진단을 하는 큰 이유는 문제를 알고 치료, 회복하는 방향을 정하는데 일부는 그 진단 뒤에 숨는 경우도 있다. 이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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