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故 이선균 수사, 극단적 선택 이르기까지 문제 없었나"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1.12 14:55  |  조회 23459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에 참석한 배우 김의성,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등 관계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2024.01.12 /사진=김창현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에 참석한 배우 김의성,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등 관계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2024.01.12 /사진=김창현

영화감독 봉준호가 배우 고(故) 이선균의 수사 과정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는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의 요구'란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봉준호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2개월 여 동안 경찰의 수사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명서 전문에는 '사망'으로 표기됐으나 이를 읽어내려가던 봉준호 감독은 한 번 숨을 고른 후 '극단적 선택'으로 표현해 미묘한 차이를 짚어내기도 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음성판정이 난 지난 11월 24일 KBS 단독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제공된 것인지 면밀히 밝혀져야 할 것이며, 3번째 소환조사에서 고인이 19시간의 밤샘 수사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한 후인 12월 26일에 보도된 내용 역시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언론관계자에 대한 취재 협조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고인의 3차례에 걸친 소환 절차 모두 출석 정보를 공개로 한 점과 당일 고인의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이 과연 적법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당국이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며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에 참석한 영화감독 봉준호, 장항준,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의 모습.(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김창현 기자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에 참석한 영화감독 봉준호, 장항준,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의 모습.(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김창현 기자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에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드라마제작사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29개 영화 및 방송 관련 단체가 뜻을 함께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과 고인과 절친했던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장항준 감독을 비롯해 이원태 감독, 배우 김의성, 장원석 대표, 영화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대표, 한국영화감독조합을 맡고 있는 민규동 감독, 엣나인필름 대표이자 한국영화수입배급협회 정상진 대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대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송창곤 사무총장, 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 등 한국 영화계 및 방송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힘을 더했다.

기자회견 진행은 이선균의 소속사였던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의 배우 최덕문이 맡았다.


배우 이선균이 지난달 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로 3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모습./사진=뉴스1
배우 이선균이 지난달 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로 3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모습./사진=뉴스1

이선균은 유흥업소 여실장 A씨 자택에서 대마초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을 투약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수면제인 줄 알고 투약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고, 간이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2차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았다.

이후 이선균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인이 전날 밤 유서로 보이는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고(故) 배우 이선균의 빈소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아내인 전혜진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고(故) 배우 이선균의 빈소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아내인 전혜진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공동취재단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