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사망 전 70일…유흥업소 실장 조서엔 "기억나지 않아"

MBC 'PD수첩' 16일 방송 '70일, 고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1.15 17:45  |  조회 3570
/사진=공동취재단 2023.12.27
/사진=공동취재단 2023.12.27
'PD수첩'이 고(故) 이선균 관련해 유명인의 피의사실공표 문제 및 경찰의 실적 위주 마약 수사 의혹의 배경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15일 MBC에 따르면 'PD수첩'은 오는 16일 방송분으로 '70일, 고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을 공개한다.

이선균은 마약류 투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지 70일째 되는 지난해 12월 27일 숨졌다. 이후 동료 문화계 인물들을 중심으로 경찰의 수사 과정과 언론이 올바르게 작동했는지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앞서 이선균은 유흥업소 종사자인 피의자 김씨의 진술에 따라 이선균을 입건했다. 'PD수첩' 측은 김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입수해 검토한 결과, 11차례의 피의자 신문에서 경찰과 김씨가 이선균을 언급한 것이 196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체적인 투약 날짜에 대한 신문에서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해 날짜 개념이 정확하지 않다"라거나 "오래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선균이 마약 혐의로 내사받고 있다는 보도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마약 관련 혐의로 김씨를 처음 조사한 지 3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후 5시쯤 나왔다.
배우 김의성과 봉준호 영화감독, 가수 윤종신 및 문화예술 단체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문화예술인 연대는 고 이선균 사건 관련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사진=머니S
배우 김의성과 봉준호 영화감독, 가수 윤종신 및 문화예술 단체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문화예술인 연대는 고 이선균 사건 관련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사진=머니S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피의사실을 언론이 보도하면 재판을 받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이 끝나버린다"며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검사들이기 때문에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는) 사실상 사문화돼있다. 자기 범죄를 자기가 처벌해야 하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선균이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체모 등 정밀 감정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음에도 경찰이 그를 다시 포토라인에 세운 점도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29개의 문화예술 관련 단체와 영화감독 봉준호, 장항준, 배우 김의성 등 약 200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이선균의 죽음과 관련해 수사당국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언론 및 미디어의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는지 질문하는 등 무분별한 사생활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PD수첩'은 이번 방송을 통해 마약 수사 담당 검사 출신 변호사, 심리학과 교수, 인권활동가 등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통해 이선균의 마지막 70일의 시간을 되짚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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