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폭탄 감은 10대 여자아이…러 지하철 자폭 테러로 '41명' 목숨 잃었다[뉴스속오늘]

정치 세력 다툼에 어린 여성 동원한 자살 테러 벌어져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3.29 06:00  |  조회 4290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사진. 기사 내용과는 무관 /AFPBBNews=뉴스1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사진. 기사 내용과는 무관 /AFPBBNews=뉴스1
2010년 3월29일. 출근 시간대로 사람이 몰리는 월요일 오전 7시55분, 러시아 모스크바의 지하철 루뱐카 역에 이어 파르크 쿨투리 역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졌다.

첫번째 폭발은 루뱐카 역에 정차 중이던 열차의 두번째 칸에서 벌어졌다. 30분 후 같은 선로에 있는 파르크 쿨투리 역에 정차 중인 차량의 세 번째 칸에서 두 번째 폭탄이 터졌다. 해당 사건으로 41명이 사망하고 8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폭탄 테러로 장시간 운행이 중단됐다. 폭탄 테러를 벌인 범인은 10대 20대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어린 여성 둘, 10대 20대 여성의 허리엔 각 4kg, 2kg의 TNT 폭약을 채웠다



/사진=위키
/사진=위키
현지 통신에 따르면 슬라브계의 용모를 한 2명의 여성이 전철을 타는 것이 감시카메라에 포착됐다. 현장에는 공범으로 보이는 수염을 기른 남성도 동행한 것이 목격됐다.

이후 연방보안국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을 통해 이번 지하철 테러가 체첸 반군 단체인 검은 미망인(블랙 위도스) 조직원의 소행임을 발표했다. 검은 미망인은 체첸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들로 구성됐다. 체첸의 테러 단체인 '캅카스 에미레이트'(Caucasus Emirate·캅카스 이마라트)와 연루된 테러 조직이다.

용의자는 28세 여성과 17세 여성으로 판명됐다. 최초 폭발을 일으킨 28세 용의자는 체첸 근접지인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으로 정보과학 교사로 일하다 행방불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테러에 가담한 17세 여성은 2009년 12월에 다게스탄 공화국 전투에서 살해된 이슬람 무장단체 전투원의 아내인 제네트 압두라흐마노바로 확인됐다.

특히 두 사람은 허리에 각 4kg, 2kg의 TNT 폭약을 찼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보안국은 두 여성이 사용한 폭탄에는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너트와 볼트 등의 금속이 채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체첸 테러 단체의 러시아 테러, 왜?



캅카스 에미레이트 수장 도쿠 우마로프 /AFPBBNews=뉴스1
캅카스 에미레이트 수장 도쿠 우마로프 /AFPBBNews=뉴스1
체첸은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 수니파로 구성된 나라다. 러시아 연방의 자치공화국이지만 인종 언어 민족 등 모든 면에서 다르다. 러시아는 체첸 공화국의 분리 독립을 여러 차례의 무력 저지해왔으며 두 차례 전쟁을 벌였다. 2차 체첸 전쟁은 지하철 테러가 벌어지기 1년 전까지 10년간 벌어졌다.

1999년 2차 체첸 전쟁에서 러시아 연방이 승리한 직후 체첸은 두 파벌로 정치세력이 나뉘었다. 이때 러시아 연방에 잔존하길 원한 세력은 체첸 공화국을 건국하고 자치권을 인정받으나 분리독립파는 계속 무장투쟁을 벌이며 독립을 주장했다.

분리독립파는 민간인 테러를 자행해 체첸 정부의 국제적 이미지를 약화시켰다. 이후 분리독립파 도쿠 우마로프는 캅카스 에미레이트라는 단체를 새롭게 창설하고 북캅카스 지역에 이슬람 국가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러시아에 테러를 벌였다.

이들은 러시아로부터의 독립과 이슬람교 장려 등을 목적으로 수없이 테러를 시행했다. 2차 체첸 전쟁 종료 후에도 2009년 넵스키 열차 폭발 사건, 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 테러, 2011년 도모데보로 국제공항 테러를 일으켰다. 이들이 벌인 테러의 사상자만 5000명이 넘는다.



◇모스크바 시민들 지하철 기피 현상, 테러 단체 그 이후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모스크바 시민들은 지하철 테러 사건 이후 버스 등의 대체운송수단을 이용했다. 지하철 운행이 재개된 이후에도 또다시 폭탄 테러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지하철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테러를 자행한 캅카스 에미레이트의 수장 도쿠 우마로프는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테러리스트 혐의로 수배됐다. 미국 정부는 우마로프에게 500만달러(한화 약 67억55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우마로프는 2013년 여름 자신의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은 '조상의 뼈 위에서 사탄의 춤을 추는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올림픽을 방해할 의무가 있다"라고 경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체첸 공화국 대통령 람잔 카디로프가 2014년 1월17일 우마로프가 러시아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고 주장했다. 증거가 없어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으나, 캅카스 에미레이트와 관련된 이슬람주의 웹사이트 캅카스첸트르가 2014년 3월18일 우마로프가 사망한 것으로 공표했다. 단체는 2016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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