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다람쥐 '땅콩이' 야생화 실패해 7년 키웠는데…강제 안락사, 왜?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11.04 18:06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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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타 다람쥐 '땅콩이'의 생전 모습. /사진=땅콩이 인스타그램(@peanut_the_squirrel12) |
미국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타 다람쥐 '땅콩이'(Peanut)가 안락사당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BS,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환경보호국(DEC)은 지난달 30일 뉴욕주 파인시티에 있는 마크 롱고의 자택과 농장에서 다람쥐 '땅콩이'와 너구리 '프레드'를 압류했다. 이 동물들이 광견병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뉴욕주 환경보호국은 성명을 통해 "광견병을 옮길 수 있는 야생동물을 안전하지 않은 사육환경에서 불법적으로 키우는 것에 대한 여러 보고를 받은 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사람이 다람쥐에게 물리기까지 했다"며 "광견병 검사를 위해 두 동물은 안락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동물들과 접촉한 적이 있는 사람은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했다.
미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타 다람쥐 '땅콩이'의 생전 모습. /사진=땅콩이 인스타그램(@peanut_the_squirrel12) |
다람쥐 '땅콩이'는 지난 7년간 반려인인 롱고, 반려묘와 함께 지내는 귀여운 모습으로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67만명이 넘는 스타다. 반려인 롱고의 머리에 올라 와플을 먹거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반려인 어깨 위로 뛰어오르는 등 다양한 매력을 선보여왔다.
땅콩이의 반려인인 롱고는 뉴욕에서 땅콩이의 엄마 다람쥐가 차에 치여 홀로 남겨진 것을 발견해 이후 7년간 돌봐왔다. 롱고는 처음엔 땅콩이를 8개월간만 돌본 후 야생에 풀어주려 했으나 풀어준지 약 하루 반나절 만에 땅콩이가 꼬리 반쪽이 사라져 뼈가 튀어나온 채 자신의 집 현관에 앉아 있었다며, 땅콩이가 야생에서 살아남는데 필요한 생존 기술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롱고는 땅콩이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땅콩이가 안락사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들의 동정심에 호소했지만 간곡한 요청을 무시하고 (안락사를 결정해) 우리를 큰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롱고는 아내 다니엘라와 다른 가족들과 함께 말, 염소, 알파카 등 약 400마리의 동물을 지난해 4월부터 보호 중이다. 뉴욕주법에 따르면 다람쥐 등 야생동물을 구조하기 위해선 야생동물 재활치료사자격을 갖춰야 한다. 또 야생동물을 적법하게 기르기 위해선 교육 목적의 동물로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롱고는 당국이 땅콩이를 압류할 당시 땅콩이를 교육 목적의 동물로 인정받기 위한 서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땅콩이의 안락사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 사이에선 주 정부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땅콩이가 압류된 후 '땅콩이를 돌려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수만명이 참여했으나 결국 땅콩이는 안락사당하고 말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부가 여러분의 집에 난입해서 애완동물을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 자유의 땅은 어떻게 된 거냐"라며 "정부는 무심하고 무자비한 살해 기계"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머스크는 또 다른 게시물에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람쥐들을 구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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