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20명 들이닥쳐…김어준 "선포 후 36시간 은신, 죽는 줄"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12.12 09:31  |  조회 49373
김어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어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제보받고 곧바로 36시간 은신했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요구로 계엄령을 해제한 후에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36시간 동안 조용히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난 지난 4일 오전 0시40분쯤 김씨가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 꽃' 사무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군인 20여 명의 모습이 포착됐다.

김씨는 "버스 두 대, 트럭 한 대, 지휘 차 한 대…그리고 카메라에 잡힌 무장 계엄군 몇 명이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군 계엄령에는 언론을 통제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로이터는 좌파 성향에 반체제 성향을 가진 김씨가 유일하게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계엄군 체포조가 집으로 찾아왔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씨가 체포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 발언했다.

또 10일 곽종근 육군 특전사령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선관위 3곳·민주당사·여론조사 꽃 등 6곳 확보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회가 몇 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하고 시민들이 군을 막은 것은 아마도 역사상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김씨가 비평가들로부터 민주당에 유리한, 편향된 태도를 보인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오히려 자신의 편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청취자들이 자신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20년간 같은 일을 해왔다는 김씨는 "윤 대통령은 자신이 경험한 '최악의 정권'을 이끌었다"며 자신이 계엄령의 표적이 된 것에 대해 "개인적인 이유로 표적이 됐다.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김씨는 2011년 이명박 정부를 저격하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로 명성을 얻었다. 2016년부터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했으나 2022년 12월 종영을 맞았다. 2022년 여론조사 기관 '여론조사 꽃'을 설립했으며 2023년부터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 18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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