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남편 결국 강제 입원…아내는 '도망', 딸 "무서웠다"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1.21 10:28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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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지난 20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가족 상담 특집 4부작 중 세 번째 편 'K-장녀 가족'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이런 남편 상태에 대해 "경조증 같다"며 조증과 울증이 교차로 나타나는 조울증을 의심했다. 조증일 때에는 말도 많아지고, 전화도 많이 걸고, 잠도 자지 않지만 우울증일 때는 잠만 잔다. 이를 들은 아내는 오은영 박사가 언급한 증상이 모두 남편에게 나타났었다며 공감했다.
이들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난 가운데, 딸은 아빠의 이상행동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딸은 "아빠가 물건을 굉장히 많이 집에 모아놨었고, 고물상에서 물건을 많이 샀다. 그게 큰 스트레스였다. 아빠가 왔다 갔다 했다. 장사를 하는 와중에 갑자기 공부하겠다고 했고, 장사를 안 하면서 공부를 하는 식이다. 잠을 별로 안 잤다"고 기억했다.
이어 "솔직히 그때 나는 아빠가 무서웠다"며 "아빠가 전날과는 다른,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더라. 차도에서 거꾸로 간다든가" 등 오락가락하는 아빠의 위태로운 모습에 불안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아내는 "(남편이) 사구체신염으로 입원했을 때 저를 힘들게 했다. 정신과에서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조울증 증세를 보여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 전에는 입원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 제가 겁이 나서 도망간 적이 있었다. 오니까 증세가 더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기꾼 무리한테 이용당하기도 했다. 돈이 필요하니까 나보고 카드를 달라더라. 카드 줄 테니까 만나자고 해놓고, '카드 못 준다'고 했더니 청량리역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를 질러서 제가 그때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남편은 "분하기만 했다. 일일이 얘기해도 통하지도 않더라. (경찰차를 타고 간) 병원에 가서 '나 괜찮다'고 하고 (사기꾼들과 계약하러 가려고 하니까) 옥신각신하면서 완력 있는 의사들이 와서 나를 침대에 묶어버렸다. 침대에 묶여서 그날 밤을 보내고 다음 날에 정신 병동에 입원했다"고 회상했다.
남편은 가족들 앞에서 당시 조울증으로 입원한 줄 몰랐다며 "지금 알았다"고 했다. 아내는 "거기가 정신병동이니까 당연히 조울증 때문에 간 줄 알았겠지 싶었다"고 했으나 남편은 "조울증인지 뭔지 난 몰랐다. 거기가 그런 병동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하소연했다.
남편은 한 달간 정신병동에 강제 입원했었다고 했다.
아내는 "입원해 있는 사이에 (남편이 고물상에서 사 온 물건들로) 엉망이 된 가게를 혼자 정리했는데, 남편이 정리를 못 하게 했다. 정리하는 중에 남편이 병원에서 나오면 난리가 날 거 같아서 '가게 정리하는 동안에만 입원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했는데 본인 동의가 없으면 한 달 이상 입원이 안 되더라. 그래서 정리하는 중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치가 안 됐기 때문에 (퇴원 후 남편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본인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사업에 대한 미련이 남은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이어 아빠가 갑자기 장사를 관뒀을 땐 "이해가 안 됐는데, 이해가 안 되는 채로 계속 살아왔으니까 '또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이런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강제 입원했을 때) 제가 그때 느꼈던 감정은 '다행이다'였다. 아빠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 병 때문이었구나 싶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예측이 안 되니까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겠나"라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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