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들, 품에서 떠나…불치병 남편 간병까지" 아픔 고백한 배우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2.20 22:54  |  조회 5928
배우 최선자.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배우 최선자.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배우 최선자가 과거 갓난 아들을 잃고, 불치병 남편을 간병했던 힘든 과거를 돌아봤다.

2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최선자의 근황이 공개됐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최선자는 "사실은 내가 아들을 가졌다가 잘못된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 가슴에서 아기가 천국 갔다. 이런 말은 내가 안 한다"며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털어놨다.

최선자는 27세에 작가 구석봉과 결혼해 슬하에 딸 둘을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늦둥이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이 있었던 것.

최선자는 "온 방송국 친구들이 난리 났었다. 친구들이 더 기뻐서 공간만 있으면 다 '최선자 득남'이라고 채워놨었다. 근데 아이가 부실하게 태어났던 거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는데"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시어머니랑 의논했다. 아기 이름을 아무렇게나 '개똥이'라고 짓자고 집으로 데려와서 인큐베이터에 넣지 말고 집에서 제 품에서 키우자고 했다. 근데 그게 뭐가 잘못됐는지 집에서 돌보고 있는데 한밤에 울다가 웃다가 내 품에서 아이가 숨졌다"고 말했다.

최선자의 늦둥이 아들은 심장이 약하게 태어나 매일 밤 생사를 오갔고, 젖 한 번 물리지 못하고 떠나보냈다고.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최선자는 "난 지금도 모른다. (아기를) 어디다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고. 남편이 가서 아마 아름답게 보내주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이후 최선자는 국내 최초 스트립쇼 '살로메'를 통해 아들을 잃은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차범석 선생님이 내게 전화해서 '선자씨, 이번 가을에 '살로메' 할 거니까 첫 모임에 나와'라고 그러셨다. 펑퍼짐하게 누웠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런 기운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기억했다.

이어 "나는 이상하게 내가 처한 일들을 '나한테 닥쳐야 하는 일인 가보다. 나한테 와야 하는 일인 가보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인가보다. 그 시기를 어떻게 살아냈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면 기적 같다"고 말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최선자는 어린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뿐만 아니라 10년간 불치병을 앓았던 남편을 간병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최선자의 남편은 1960년대 한국 문단을 풍미했던 작가 겸 시인 구석봉으로, 불치병을 앓다 1988년 세상을 떠났다.

최선자는 "나는 백마 탄 멋있는 남자한테 시집만 가면 그 왕자도 행복하고 나도 고생 끝, 고민 끝인 줄 알았다"며 남편과 결혼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렇게 부잣집 아들이고 잘생겼고, (눈빛도) 그윽하고, 작가였지 않나"라고 남편이 멋져 보였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최선자는 "(남편이) 담배를 하루에 세 갑 이상 피웠다. 술도 1등으로 먹었다. 자기 말로는 소주를 하룻밤에 12병도 마신다고 했다. 남편은 완벽주의라 뭐든 만족하는 법이 없었다"고 했다.

남편의 투병이 길어지면서 최선자는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다. 그는 "(남편이) 세상을 뜨기 전에는 산소호흡기를 코에다 걸고 마지막 3년 동안 집에서 칩거하고 살았다. 산소호흡기 끼고 그 지경까지 가게 되니까. 마지막 그 끝자락을 붙들고 살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렇게 못 산다. 그때도 '야, 빨리 이혼하고 나오지. 왜 그러고 사냐?'라고 어떤 사람들은 밑도 끝도 없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최선자는 남편 병간호에 마음을 다했다. 그는 "'나는 이 사람 다 살려서 사람 구실 할 때까지 있고, 그때 떠날 거야' 난 그러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후 최선자는 '변함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백합 꽃다발을 들고 남편 산소를 찾았다. 그는 "시가 식구들이 여기 남편 옆에다가 내 묘를 해준다더라"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여보 나왔어. 잘 계시죠? 우리 지켜주시고 바라봐주시고 힘주시고 그렇게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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