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르는 '우주 오일', 11살 아이까지…홍콩 비상 걸린 이유
마취제 성분 신종 마약 확산…홍콩서 소지·사용 시 최대 징역 7년 형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2.25 15:52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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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주 오일'이라 불리는 신종 마약이 빠르게 확산해 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사진=홍콩 보안국 홈페이지, 홍콩 보안국 마약과 유튜브 영상 |
2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프리프레스(HKFP),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독극물 관리센터는 "지난해 신종 마약인 '우주 오일' 관련 의심 환자 130명 중 25%가 미성년자였다"며 "최연소 환자는 11세이며, '우주 오일'과 관련한 사망자는 3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센터는 '우주 오일' 관련 의심 사례가 15~20세, 35~45세 연령대에서 특히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주 오일'은 주로 전자 담배로 피우는 형태의 신종 마약이다. 단기 작용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주요 성분으로 하며, 여기에 대마초, 케타민 등의 다른 마약과 향이 나는 글리세린을 주입해 전자 담배 캡슐 형태로 판매된다. 중독, 기억 상실, 발작, 의식 불명, 사망 등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우주 오일'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21세 미만 홍콩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대마초와 코카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마약이 됐다. 이는 홍콩 당국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통계 결과를 통해 증명됐다.
'우주 오일'의 주요 성분으로 꼽히는 에토미데이트는 일시적인 행복감을 유발하는데, 중독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홍콩 독극물 관리센터의 의사 겸 컨설턴트인 캘빈 총 박사는 "사용자들은 흡입하는 우주 오일의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뇌가 아직 발달 중인 젊은이들에게 만성 뇌 손상은 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총 박사는 "우주 오일이 주는 쾌감은 5~10분 정도로 일시적이지만, 체내로 흡수된 독소는 일주일 동안 지속돼 부신의 스테로이드 호르몬 생성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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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보안국 마약과가 지난해 9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우주 오일'에 대한 경고 영상. /사진=홍콩 보안국 마약과 유튜브 영상 |
실제 지난해 '우주 오일'과 관련한 체포 건수는 2023년 8건에서 지난해 278건으로 크게 늘었다. 적발된 이 중 21세 미만 청소년이 61명이었다. 이에 홍콩 보안국 마약과는 홍콩의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우주 오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한 홍콩 정부는 이전에 1급 독극물로 분류했던 에토미데이트와 유사체 3종(△메토미데이트 △프로폭세이트 △이소프로폭세이트)을 지난 14일 위험 약물로 재분류하고 마약인 케타민, 코카인 등과 동일한 등급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이외에 최면, 진정, 행복감 등의 효과가 있는 약물 '브로마졸람'과 아편유사제로 불리는 마약류 일종인 '부토니타젠'도 위험 약물로 분류했다.
'우주 오일' 등 위험 약물로 분류된 것을 허가 없이 소지하거나 사용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과 최대 100만 홍콩달러(한화 약 1억8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불법 거래 및 제조로 적발된 경우에는 최대 종신형과 500만 홍콩달러(약 9억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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