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옆자리에 시신이…4시간 함께 비행한 부부 '충격'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2.25 17:36  |  조회 6742
호주 국적의 미첼 링, 제니퍼 콜린 부부가 24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해 멜버른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 비행기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 옆에서 4시간 동안 앉아있어야 했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채널 'A Current Affair' 영상
호주 국적의 미첼 링, 제니퍼 콜린 부부가 24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해 멜버른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 비행기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 옆에서 4시간 동안 앉아있어야 했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채널 'A Current Affair' 영상
옆자리 시신과 함께 4시간 동안 장거리 비행을 해야 했던 호주 부부 사연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시사 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에는 호주 국적의 미첼 링과 제니퍼 콜린 부부가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 여객기에서 겪은 사연이 소개됐다.

당시 이들 부부가 탄 여객기에서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한 여성 승객이 기내 화장실을 이용한 뒤 나오다가 쓰러졌고 그대로 숨을 거둔 것.

승무원들은 숨진 여성을 비즈니스석으로 옮기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 승무원들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앉아있던 부부 좌석 양쪽에 빈자리가 있다는 걸 확인했고, 남편 링에게 자리를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원래 그가 앉았던 자리에 숨진 여성 시신을 담요로 둘둘 말아 앉혔다.

남편 링은 "불행히도 쓰러진 여성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마음 아픈 일이었다"며 "승무원들이 '좀 비켜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문제없다'고만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그 여성을 내가 앉았던 의자에 앉혔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남은 4시간 동안 시신과 나란히 한 줄에 앉아있어야 했다. 부부는 주변에 빈자리가 있었지만 승무원이 다른 좌석으로 옮길 것을 제안하지 않았고, 뒷줄에 앉은 승객이 긴장한 아내 콜린에게 빈 좌석을 내줬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비행기가 착륙한 후 의료진이 시신을 덮은 담요를 벗길 때도 자리를 지켜야 했다. 링은 "승무원들이 우리에게 자리에 머물러 있으라고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토로했다.
호주 국적의 미첼 링, 제니퍼 콜린 부부가 24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해 멜버른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 비행기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 옆에서 4시간 동안 앉아있어야 했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채널 'A Current Affair' 영상
호주 국적의 미첼 링, 제니퍼 콜린 부부가 24일(현지시간) 호주 채널9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해 멜버른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 비행기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 옆에서 4시간 동안 앉아있어야 했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채널 'A Current Affair' 영상
이들 부부는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에도 카타르 항공으로부터 어떠한 지원이나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링은 "항공사는 고객과 직원을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에게 연락해 이번 일과 관련한 지원이나 상담이 필요한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다. 누군가와 통화해 내가 괜찮은 상황인지 확인하고 싶다"며 혼란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내 콜린은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잘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했다.

이들 부부는 콴타스항공을 통해 같은 항공 동맹원 '원월드 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을 이용했다.

부부 인터뷰가 전해진 이후 부부가 항공편을 예약한 콴타스 항공 측은 부부와 직접 대화할 것이라며 "콜린씨는 콴타스항공을 통해 항공권을 예약했고, 원월드 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을 이용했다. 이 경우 사고를 처리하는 절차는 운항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에서 관리한다"고 밝혔다.

카타르 항공 측은 해당 항공편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승객에 애도를 표하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편을 끼치거나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리며, 정책 및 절차에 따라 승객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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