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축구선수 이천수. /사진=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정 회장의 연임을 예언했던 영상이 재조명됐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 [이천수]'에는 '이천수가 예언하는 축구협회장 선거'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이 영상에서 이천수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현 회장을 탁구선수 출신 유승민 후보가 꺾고 당선되지 않았나. 더 큰 판인 대한체육회 회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걸 보고 '축구협회 회장도 바뀔 수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체육회 회장이 신선한 사람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축구협회 회장이 바뀔 거라는 착각은 안 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이천수는 지난해부터 정몽규 회장을 비판해오다 최근 돌아선 한국축구지도자협회의 입장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까지 지도자협회는 계속 정몽규 후보를 비판하고 물러나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입장을 바꿨다"며 사람의 생각은 달라질 수 있지만 말이 바뀌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협회는) 새로 나온 후보(신문선·허정무)가 정몽규 회장보다 더 좋다고 못 느낀 것"이라며 "축구인이 별 볼 일 없어서 기존이 낫다고 말한 것으로, 이 선거는 게임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천수는 지도자협회가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라며 정몽규 회장을 지지한 것에 대해서는 "반대파나 신문선·허정무를 지지해도 정몽규 회장이 이기는 선거이기 때문에 지는 판에 베팅 안 하고 이기는 판에 베팅해서 우리에게 이익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문선 교수와 허정무 전 감독도 단일화가 안 되지 않았나. 그러니까 지도자협회가 반대쪽에 서는 거다. 더 확률이 높지 않나"라고 봤다.

/사진=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또 이천수는 혹시 모를 불이익을 염두에 둬 이번 선거에서 의사 표명을 하지 않은 축구인들이 많을 것이라 봤다.

그는 "나서면 타격이 생긴다"며 "정몽규 회장을 지지하면 팬들에게 욕을 엄청 먹는다. 허정무 후보를 지지하면 그럼 정몽규 회장이 기용하지 않을 거 아니냐. 솔직히 이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지지하지는 않아도 '가만히 있는 게 나중에 그래도 뭐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규 신임 회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 후 당선증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승부 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 등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협회의 행정 불투명 문제 등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4선 도전을 택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총 유효투표(182표) 가운데 156표를 얻으며 85.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13년 1월 축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이래 3차례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은 2029년까지 4년 더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1차 투표에서 156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선거인단 192명 중 표를 행사한 유효 투표인(183명)의 85%에 달하는 압도적인 표 차이다. 신문선 교수는 11표를 획득했으며, 허정무 전 감독은 15표를 받았다. 무효표는 1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