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홍보 갔다가 좌파 몰이…일제·6.25 겪은 노배우 "세상이 고약해"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3.06 05:54  |  조회 5489
배우 나문희(84)가 지난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영화 홍보차 방송에 출연했다가 만난 진행자 김어준을 칭찬했다가 좌파로 몰렸다고 토로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배우 나문희(84)가 지난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영화 홍보차 방송에 출연했다가 만난 진행자 김어준을 칭찬했다가 좌파로 몰렸다고 토로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배우 김영옥(88)과 나문희(84)가 요즘 정세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수상한 그녀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배우 김영옥, 나문희, 양정아, 김재화, 김아영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나문희(84)가 지난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영화 홍보차 방송에 출연했다가 만난 진행자 김어준을 칭찬했다가 좌파로 몰렸다고 토로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배우 나문희(84)가 지난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영화 홍보차 방송에 출연했다가 만난 진행자 김어준을 칭찬했다가 좌파로 몰렸다고 토로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김영옥과 나문희는 4살 차이지만 1961년 MBC 1기 성우로 데뷔해 64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나문희는 "누가 나더러 좌파라더라. 기가 막히더라. 내가 무슨 좌파냐"라며 황당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김어준 씨가 하는 프로그램에 영화 '소풍' 홍보하러 나갔더니 그 사람이 생긴 거 보니까 그날 괜찮더라. 김어준 씨 보고 '괜찮다'고 했더니 나더러 좌파라더라"라며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정치 성향을 확인하려고) 집중적으로 내게 전화하더라. '세상이 고약해도 참 고약하구나' 싶었다. 사람을 한쪽으로 몰아가는 사람이 있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배우들이 진행자와 분위기를 풀 겸 칭찬하는 게 있는데"라고 반응했다.

 배우 김영옥이 나문희와의 친분 탓에 안 좋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며, 어수선한 시국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배우 김영옥이 나문희와의 친분 탓에 안 좋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며, 어수선한 시국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이때 김영옥은 "나 여기서 할 얘기 있다"며 "너하고 친하다고 '아, 김영옥, 나문희 어쩐지'(라고 하더라)"라며 자신도 안 좋은 시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를 들은 MC 김구라는 "(몰아가는) 그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김영옥은 "이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좌파, 우파 이런 거 모른다. 그냥 나라가 어수선한 게 너무 슬프다"며 옛날에 전쟁, 일제강점기부터 살았고 해방의 기쁨, 6.25 전쟁 다 견디고 왔는데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나문희 역시 "우리 역사가 정말 길지만, 민주주의를 한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그걸 오늘 마음 먹고 얘기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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