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270억' 추락한 야구스타…내연녀와 세 딸 살해 미스터리[뉴스속오늘]
이호성 네 모녀 살해사건…뺏은 돈 1억7000만원·동업자 행방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3.10 06:0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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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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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연인이던 김씨와 김씨의 딸 셋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전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 /사진=뉴시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내린 이호성의 사망 원인은 익사였다. 스스로 한강에 뛰어든 것. 이호성은 한국시리즈 승리의 주역이었다. 그는 은퇴 후 고향인 광주에서 웨딩홀 사업으로 연 매출 70억~80억원을 올리는 사업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호성은 사망 당시 네 모녀 살해사건의 용의자 신분이기도 했다.
야구선수에서 사업가로 변신 후 수백억대 빚더미…사생활은 양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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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밝혀진 전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 /사진=뉴시스 |
하지만 이호성은 2005년 실내 스크린 경마장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100억원의 부도를 냈다. 그는 사업 과정에서 사채를 끌어 썼고 비정상적인 이자로 인해 총 270억원의 부채에 시달리게 됐다. 그는 잘나가던 웨딩홀 사업을 매각하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호성은 이혼 후 2006년부터 은평구 갈현동에서 참치집을 운영하던 김모씨, 2007년부터 일산신도시에 거주 중이던 차모씨와 연인관계를 가졌다. 두 명의 여성과 양다리를 걸친 것. 김씨는 주변에 이호성을 결혼까지 생각 중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차씨는 2007년 12월부터 이호성과 동거했다.
이호성 부친 묘 근처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김씨 네 모녀, 살해 동기는 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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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한강으로 투신자살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과 피해자 김모씨의 계좌 압수수색 집행결과, 피해자 부검 등 수사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
언론에 이호성이 용의자임이 밝혀지자 이호성은 며칠 후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에는 이호성으로 보이는 남성의 의뢰를 받고 전라남도 화순의 한 야산 공동묘지를 파냈다는 인부들의 제보가 도착했다. 해당 장소는 이호성의 부친 묘 근처였다. 그곳에서 김씨 네 모녀의 시신이 담긴 가방들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호성이 김씨의 전세자금 1억7000만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김씨는 사라진 날 은행 5곳에서 전세자금 1억700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찾아 귀가했지만, 돈은 김씨 집에 없었다.
이호성은 사건 이튿날 오후 2시쯤 광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지인 A씨에게 "형 법인 통장으로 입금해달라"며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 5000만원 다발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3월8일에도 A씨에게 5000만원이 든 통장을 주며 "1000만원은 당신에게 빌린 돈을 갚는 것이고, 4000만원은 내연녀 차씨(40)에게 송금해달라"고 부탁했다. 경찰은 해당 돈을 김씨의 돈 일부로 봤다.
이호성 사건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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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 /사진=이미지투데이 |
1억7000만원 중 A씨에게 건넨 1억원을 제외하고는 7000만원의 행방도 묘연했다.
이에 경찰은 이호성의 추가 범행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호성의 동업자였던 30대 조모씨가 2005년 8월3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이호성과 만난 뒤 행방이 묘연했던 것. 경찰은 당초 조씨가 빚이 늘어나자 그가 속했던 조직으로부터 참변을 당했거나 잠적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가 이호성 사건을 계기로 수사를 재기했다. 그러나 이호성이 이미 사망해 소득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호성의 생전 행동을 증거로 들며 김씨 네 모녀 살해 전 이미 이호성이 다른 이를 살해한 경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호성이 과거 1990년초 자신과 동료들에게 시비를 건 조직폭력배 4명을 혼자서 모두 패주었을 정도로 싸움에 소질이 있었으며, 김씨 네 모녀를 살해한 뒤 찍힌 영상에서의 모습이 처음 살인을 저지른 이의 침착함으로 보기 어려워 조씨 또는 김씨의 전남편 역시 살해했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은 증거 없는 이야기로 남았다.
이호성은 죽기 전 "형에게 전해달라"며 A씨에게 밀봉된 편지를 건넸다. 유서 격의 해당 편지에는 어머니와 형, 전처, 아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아들을 잘 챙겨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들에 미안함을 표현한 내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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