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는 인생의 일부분"…'승부' 조훈현, 제자 위해 이사 했던 이유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4.17 09:18  |  조회 666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영화 '승부'의 실제 주인공인 조훈현 국수(國手)가 어마어마한 바둑 대회 상금을 언급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약칭 '유퀴즈')에는 바둑사에 길이 남을 승부사 조훈현 국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이날 조훈현 국수는 바둑 기사 최초로 카퍼레이드에 나섰던 일화를 떠올렸다. 그는 1989년 제1회 응씨배에서 중국 바둑 일인자 섭위평 9단에게 우승한 후 김포공항에서 종로 한국기원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MC 유재석은 "36년 전 대회인데도 상금이 40만달러였다고 한다"라고 말했고 조훈현 국수는 "당시 2억5000만원 정도 됐다"라고 부연했다. 유재석은 "당시 압구정 아파트 3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훈현 국수는 10살 이창호를 내제자로 받아들인 것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처음부터 천재성이 보인 건 아니다. 오랜 시간 바둑을 두는데 그 어린아이가 미동도 없더라. 저도 답답해서 그렇게 앉아 있지를 못한다"라고 이창호의 첫인상을 회상했다.

조훈현 국수는 "그건 남들이 갖기 힘든 능력이다. 얘는 뭔가 있구나 싶었다. 당시 저도 32세였다. 저 역시 어린 나이에 제자를 두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조훈현 국수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당시 최전성기였던 조훈현 국수는 제자를 들이는 데에 부모의 반대를 당했다고. 그는 "한국 바둑의 대를 이을 사람이 필요했다. 실제로 '왜 호랑이 새끼를 키우냐, 너 잡아먹을 텐데'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었다. 난 이창호가 지낼 방이 없어서 이사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조훈현 국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제의 대결로 불리는 '조훈현 9단 vs 이창호 9단' 승부 후일담도 밝혔다. 조훈현 국수는 제자에게 패한 뒤 같은 차를 타고 귀가해야 했다고.

조훈현 국수는 "네가 이겼으니 버스 타고 오라고 할 수도 없지 않냐. 축하는 못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 말미 조훈현 국수는 "이창호는 저의 분신 같은 존재"라며 "(이창호가) 없었더라면 더 일찍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저를 성장하게 만든 제자이자 인생의 일부분"이라고 이창호에 대해 애틋함을 드러냈다.

1953년생 조훈현 국수는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 최초의 9단이다. 9세의 나이로 프로에 입문했으며 이는 아직도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아내와의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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