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돌풍, 아동복 시장도 잡는다

이명진 김유림 기자  |  2010.12.23 07:49  |  조회 8744
SPA 돌풍, 아동복 시장도 잡는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PA'(일명 패스트 패션) 열풍이 아동복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키즈'(아동복) 시장에서 자리잡은 '갭(GAP)' 외에 '자라'와 'H&M', '유니클로' 등 지금까지 주로 성인 패션에 주력했던 브랜드들도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키즈 시장 공략에 칼을 빼들었다.

이들 제품은 가격이 싸고 선택의 폭이 넓은 데다 주요 소비층인 젊은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아 국내 아동복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니클로 키즈
사진제공 유니클로 키즈


22일 패션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H&M은 명동 1호점에 이어 내년 상반기 오픈하는 신세계 인천점과 충청점 등 2개 매장과 하반기 구로의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에 키즈 라인을 입점 시킬 계획이다. H&M 관계자는 "세 개 매장 외에도 키즈 라인을 입점 시킬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현재 53개 매장 중 18개 매장에만 있는 키즈 라인을 내년 37개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전체 매출액 대비 5% 선이었던 매출 비중도 내년에는 1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강남역 가두점과 롯데백화점 광복점, 갤러리아 콩코스점 등에서 키즈 라인을 판매하고 있는 자라도 앞으로 오픈할 매장 가운데 규모가 큰 매장을 중심으로 키즈 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콩코스점 자라 매출액에서 키즈 라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15% 정도인데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유니클로와 자라는 현재 선보이고 있는 2~14세 '키즈 라인'의 소비자 반응이 좋자 '0~24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베이비 라인'의 입점도 검토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SI)이 지난 2007년부터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 '갭 키즈'는 올해 신세계백화점 전점 매출 신장률이 28.6%를 기록하며 성인 갭 신장률 11.6%를 크게 웃돌았다.

갭 키즈는 국내 정식 판매 이전부터 엄마들이 해외 구매 대행을 통해 구매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브랜드로, 한 매장에서 성인과 키즈 라인을 동시에 선보이는 다른 SPA 브랜드들과 달리 별도의 매장을 오픈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SI가 '갭 키즈' 매장을 여는 조건으로 '갭 성인' 라인을 먼저 열 것을 제안할 정도로 '갭 키즈'는 갭의 매출 효자"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SPA 키즈 라인이 인기를 끄는 것은 주 소비자인 젊은 엄마 세대가 글로벌 브랜드를 선호하는 데다 디자인력이 뛰어나고 가격이 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적인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오리지널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가족의 옷을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고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부 김은영씨는 "아이들은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비싼 옷을 사기 꺼려질 때가 많은데 SPA 키즈 최대 장점이 바로 저렴한 가격"이라며 "평범하지만 세련됐고 늘 같은 디자인 같지만 항상 변화가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창남 유니클로 마케팅팀 팀장은 “10~20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오던 유니클로가 ‘히트텍(HEATTECH)’으로 기혼 세대인 30~40대 이상 고객 공략에 성공했고 이어 키즈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유니클로와 마찬가지로 실용적인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최고의 패밀리 브랜드로서의 저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에도 SAP 브랜드의 키즈 라인은 집객 효과 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SPA 브랜드의 키즈 라인까지 들어올 경우 집객효과가 더 확실해진다"라며 "글로벌 SPA 브랜드들 역시 어렸을 때부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백화점과 SPA 브랜드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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