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와인 선물에 담은 속뜻은?

선호하는 佛 와인 대신 美 캘리포니아산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11.01.11 13:33  |  조회 18986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가운데) 오른쪽은 부인 홍라희 여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가운데) 오른쪽은 부인 홍라희 여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자신의 칠순 기념 만찬에서 그룹 사장단에 선물로 나눠준 2종의 와인이 화제다. 극소량만 만드는 '컬트와인'으로 국내에는 거의 유통되지 않아 이 회장이 사장단을 위해 특별 공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2종 와인 모두를 굳이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으로 골랐다. 지금까지 이 회장이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사장단 전체에 선물로 준 전례는 없다. 이 회장은 프랑스 정통 와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이 회장이 와인 선물에 어떤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1976년 이른바 '파리의 심판' 품평회를 통해 프랑스 와인을 누르고 최고 와인으로 인정받았다. 이때부터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도전정신'의 대명사로 통했다.

이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지금부터 10년은 100년으로 나아가는 도전의 시기"라는 메시지와 맥을 같이한다. 이 회장이 사장단에게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선물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건희 회장, 와인 선물에 담은 속뜻은?
이 회장이 선물한 와인은 레드 와인 '씨네 쿼 넌 레이블스 시라 2007'(사진 오른쪽)과 화이트 와인 '피터 마이클 벨 꼬뜨 샤도네이 2006'(왼쪽)다. 두 와인에는 공통된 '코드'가 있다. 바로 희소성과 도전정신이다. 씨네 쿼 넌(Sine Qua Non)은 라틴어로 '꼭 필요한 것'이라는 뜻으로 캘리포니아에서도 컬트와인만 고집하는 와이너리로 정평이 나있다.

와이너리 대표인 만드레드 크랑클은 철저한 실력을 바탕으로 매년 생산하는 와인 이름을 다르게 정하는 등 도전을 즐기는 괴짜로 알려져 있다. 레이블스 시라 2007은 지난해 4월 출시했는데 한국에선 거의 찾기 힘든 와인이다.

벨 꼬뜨 샤도네이도 이 회장의 안목을 보여주는 최고급 와인이라 할 수 있다. 피터 마이클(Peter Michael) 와이너리는 나파밸리에서 최고 귀족풍 와이너리로 역시 완벽함을 추구하는 경영철학으로 컬트와인을 만들고 있다.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 제조 방식보다 3배 이상 시간이 더 걸리는 독특한 양조방식을 고집한다. 벨 꼬뜨 샤도네이는 국내에선 나라식품이 독점 수입하고 있다.

한 와인 전문가는 "이 회장이 사장단 선물로는 이례적으로 캘리포니아산 와인 2종을 조합해 고른 이유는 와인 자체의 희소성을 강조하며 캘리포니아산 와인 특유의 도전정신과 창조성을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레이블스 시라는 70만원, 벨 꼬뜨 샤도네이는 28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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