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를 멈출 때 개성이 시작된다" - 칼 라거펠트
[스타일 톡<12>] 쿠튀르 시대에 과감히 기성복 디자이너의 길 선택…샤넬 재건의 1등 공신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4.16 08:56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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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칼 라거펠트 |
'패션계의 아웃사이더', '패션계의 카멜레온'. 샤넬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오래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패션 하우스를 이끄는 사람과 맞지 않는 표현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아웃사이더' 기질과 '변화무쌍함'이 침몰해가는 샤넬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됐다.
스웨덴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라거펠트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혼자 책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을 즐겼다. 그가 패션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International Wool Secretariat) 콘테스트에 출전해 코트 부문 1등을 수상하면서부터다.
피에르 발망(피에르 발망 '스타일톡' 기사보기)의 패션 하우스 견습 디자이너를 거쳐 장 파투(Jean Patou)에서 쿠튀르 컬렉션을 진행했지만 그는 당시 파리 쿠튀르 세계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당시 쿠튀르보다 저평가되던 기성복 디자이너로의 길을 걸었다. 같은 대회에서 드레스 부문 1등을 수상했던 이브 생 로랑(이브 생 로랑 '스타일톡' 기사보기)이 자신만의 쿠튀르 하우스를 설립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였다.
패션계의 '최고급' 취향과 이별을 선고한 그는 오히려 그가 떠났던 곳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일찌감치 젊은 감성을 받아들이고 누구보다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했던 라거펠트는 끌로에와 펜디의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예전의 명성이 시들어지기 시작하던 샤넬 하우스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1983년 라거펠트를 영입을 공식 선언했다. 실력은 최고였지만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 그의 정체성과 기성복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이 샤넬의 전통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라거펠트는 샤넬에서의 첫 컬렉션을 통해 그것이 기우였음을 명쾌하게 보여줬다.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매 컬렉션마다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칼 라거펠트. "비교를 멈출 때 개성이 시작된다"는 그의 말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하며 자신의 길을 밀고 나가고 있다. 여전히 그는 누구보다 젊고 누구보다도 트렌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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