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루이 비통 2016 Spring 맨즈웨어, 구찌 2016 F/W 맨즈웨어, 발렌티노 2016 리조트 컬렉션

일본 영화 속 야쿠자나 폭력 서클에 가입한 불량학생이 입은 점퍼를 기억하는가. 영화 '내부자들'에서 백윤식에게 배신 당한 이병헌이 숨어 지내면서 입고 있던 호랑이 자수 점퍼를 떠올려 보자. 최근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이 점퍼 디자인에 꽂혔다. 바로 '스카잔'이다.

실키한 소재와 화려한 자수로 다소 불량하게 취급되던 스카잔이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으로변신했다. 런웨이를 수놓으며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카잔'은 정확히 무엇일까.

◇스카잔(Sukajan)

정의=광택이 있는 새틴 원단에 호랑이, 용, 꽃 등의 도안을 일본 특유의 화려한 자수로 가슴 부분이나 등에 얹은 집업 스타일의 점퍼를 말한다. 실키한 원단을 사용해 모양은 비슷하지만 스타디움 재킷과는 다른 의상이다.

/사진=루이 비통 2016 Spring 맨즈웨어 컬렉션

어원=일본의 요코스카라는 지역명에서 유래됐다. 1940년대 후반 2차 세계대전 후 미군들이 요코스카시의 길거리에서 판매되던 점퍼에 일본 스타일의 자수를 넣어달라고 의뢰하면서 기념품 형태로 탄생했다.

기존의 옷을 수정하거나 여분의 낙하산용 실크 소재의 심플한 웨스턴 실루엣에 동양 문화를 상징하는 호랑이, 용, 꽃과 나무 등의 화려한 자수를 입히거나, 독수리, 지도, 중대 이름, 기지명 등의 미국적인 요소로 수를 놓았다. 이후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반항을 상징하는 청년 하위문화로 자리잡기도 했다.

/사진=드리스 반 노튼, 돌체 앤 가바나 2016 Spring 맨즈웨어 컬렉션

예시¹=루이 비통은 올봄 컬렉션에서 스카잔 컬렉션을 선보였다. 두루미, 극락조, 매화 가지, 원숭이 등의 자수를 화려하게 놓은 스카잔을 선보였다. 드리스 반 노튼과 돌체 앤 가바나는 스카잔의 실키한 소재를 벨벳이나 레이스 등으로 재해석했다.

소재가 변형된 의상에는 더욱 강조된 자수를 사용했다. 또한 금장이나 새로운 버전의 자수를 활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발렌티노, 돌체 앤 가바나, 생 로랑 2016 Spring 맨즈웨어 컬렉션

예시²=스카잔은 클래식한 슬랙스부터 히피 풍의 데님까지 두루 잘 어울린다. 특히 스카잔의 바탕 색과 하의의 색상을 부드럽게 맞추면 더욱 멋스럽다.

단색 슬랙스와 화려한 패턴 스니커즈, 도트 또는 스트라이프 팬츠, 디스트로이드 데님과 스니커즈, 같은 소재의 점퍼 레이어링 매치는 스카잔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스타일링 법이다.

/사진=탑샵 유니크, 생 로랑, 드리스 반 노튼 2016 S/S 레디 투 웨어 컬렉션

예시³=여성들 역시 스카잔의 매력에 빠져보자. 남성들의 스카잔에 비해 더욱 화려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니트나 스웨트셔츠와 매치하면 스포티룩을, 슬릿 스커트나 시스루 아이템과 매치하면 섹시한 페미닌룩이 완성된다.

화이트나 블랙 보다는 화사한 파스텔 컬러나 점퍼와 같은 계열의 색상을 매치하는 것이 스카잔의 고급스러운 매력을 배가한다.

예시⁴=루이 비통(Louis Vuitton),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발렌티노(Valentino) 2016 Spring 맨즈웨어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