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많은 룰을 제시하지 말 것" - 알레산드로 미켈레
[스타일 톡<30>] 1년만에 구찌의 변혁을 이끈 주인공…공식과 경계 허문 패션 철학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6.03.15 09:48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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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구찌 수석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사진=구찌 |
"적을 수록 많다(less is more)"라는 디자인계 명언을 남긴 세계 4대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데어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1886 ~ 1969). 비단 건축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진리로 여겨지는 일종의 암묵적 공식이다. 패션계 역시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한동안 우세해왔다. 하지만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과감하게 "노(NO)"를 외쳤다.
펜디(Fendi)에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가 구찌에 합류한 것은 2002년. 그를 눈여겨 본 디자이너 톰 포드(Tom Ford)의 제안으로 알레산드로는 구찌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13년 만인 2015년 1월에 구찌의 새로운 디자인 수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Creative Director)가 됐다.
장기간 매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구찌는 디자이너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nini)와 사장 파트리치오 디 마르코(Patrizio di Marco)를 동시에 해임했다. 그리고 곧바로 프리다 지아니니의 어시스턴트였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승진시켰다. 구찌의 수장 자리에 오른 지 한달 여 만인 그해 2월, 2015 F/W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첫 번째 컬렉션에서 그는 '미켈레 신드롬'의 서막을 열었다.
화려하고 도도한 패션계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촌스러운 '너드(Nerd)'에 주목하고 콧대 높은 패션 하우스가 스트리트 패션을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는 꺼내 입기 싫은 1970~1980년대 아이템을 수면 위로 꺼내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다. 현란한 장식, 정신없는 패턴이 의상 전체를 물들였다. 암묵적 디자인 공식에서 금기시되고 외면당한 요소들이 런웨이 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있다.
"옷은 그저 옷일 뿐이다. 남자도 여자 옷을 입을 수 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너무 많은 룰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고리타분한 오트쿠튀르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파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디자인 철학을 읽어낼 수 있는 대목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진행된 '2015 인터내셔널 디자이너 어워드'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구찌의 CD가 된 지 1년도 채 안돼 얻은 성과다.
최근 해외 패셔니스타들은 물론 국내 최정상 스타들이 남녀 구분이 모호한 의상들을 입기 시작했다. 현란한 꽃무늬 의상을 입은 남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건 '미켈레 효과(미켈레 이펙트)' 때문이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든다. '괴짜 디자이너' 미켈레가 패션계 전체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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