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딸, 채팅서 만난 남자 말 듣고 가출"…오은영 "그루밍 우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4.08 21:54  |  조회 49811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캡처
금쪽이 엄마가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남자의 말에 14살 딸이 가출을 시도했다고 밝혀 오은영 박사를 충격에 빠뜨렸다.

8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14살 딸, 9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 출연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14살 금쪽이는 가족들과 밥 먹는 것을 거부하고 홀로 방에서 밥을 먹는 모습이었다. 금쪽이가 혼자 밥을 먹기 시작한 건 벌써 5년째라고 했다. 동생과 함께 휴대폰 소리가 겹치는 것이 싫다는 이유에서 따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고.

영상 속 금쪽이는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말 한마디 없이 휴대폰 오픈채팅방에만 몰두하는 금쪽이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영상을 중단했다. 오은영 박사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MC 정형돈이 "밥 먹을 때만큼은 휴대전화 사용을 하지 말자고 하면 좋을텐데"라고 하자 금쪽이 엄마는 "그것도 얘기 해봤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금쪽이 엄마는 "얘기를 안 하면 새벽까지 보고 자다가도 깨서 봤는데 지금은 10시까지 하기로 했다"며 "쉬는 날은 눈 뜨고 눈 감을 때까지 했다. 가족과 대화도 안 하고 방에서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금쪽이 엄마는 성우가 되는 게 꿈이었던 딸이 성우에 관심 있는 이들과 온라인 채팅을 시작했다며, 최근 금쪽이가 가출을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금쪽이 엄마는 "중학교 입학하고 3일째 되는 날 학원 원장님이 '금쪽이가 안 온다'고 하더라. 내 전화를 안 받으니까 원장님께 부탁했는데 웬 남자가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경찰에 신고해서 딸을 데리고 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까 가방에 옷을 다 챙겨갔더라. 오픈 채팅방에서 만난 남자가 집을 나오라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엄마는 "그 남자가 속옷, 옷, 화장품까지 챙겨올 목록까지 다 적어줬더라"며 "그나마 돈이 없어서 친구 집에 있었다"고 아찔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또 "그 남자가 기차 타기 위한 경비도 준비하라고 하고, 기차 타는 법도 설명하고, 도착하면 휴대전화를 초기화시키라고 했더라"며 "진짜 큰일날 뻔 했다"고 했다.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캡처
오은영 박사는 "청소년 10명 중 2명이 오픈채팅방을 경험해봤다고 한다. 그러면 확률이 20%나 된다. 오픈채팅방이 공통의 주제를 갖고 들어오다 보니 빠르게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누군가가 나는 이 아이를 돌보고 아끼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가스라이팅을 한다. '정말 너를 아끼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내 말만 들어'라고 한다.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 '그루밍 가스라이팅'이 된다. 그루밍 가스라이팅은 그루밍 성범죄와 연관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얘가 왜 이랬는지 잘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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