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공부 못해 소설 썼다…연세대 경영학과 적성 안 맞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6.02 09:08 | 조회
5799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1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김영하가 출연해 등단을 하게 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영하는 소설가가 된 계기로 "나도 대학원에서 공부를 못해서 글을 쓰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하는 "경영학과였다. 1학년 때 '회계원리'라는 과목을 듣는데 보도블록이 장부로 보이더라. 좌변과 대변을 맞추라는데 그게 어떻게 맞나. 안 맞더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학업에 회의를 느꼈다. 학교를 3학년 이후로는 거의 안 갔다. 학교를 안 가니까 할 게 없지 않냐. 그래서 소설을 썼다"고 설명했다.
함께 출연한 가수 김종국이 "할 거 없는 사람들이 작가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하자 김영하는 "그게 되게 중요하다. 상상력이 한가할 때 많이 나온다"며 "젊을 때 뭐든 경험해보는 게 좋다. 우연히 어디 갔다가 뭐 했다는 사람이 꽤 많다"고 강조했다.
김영하는 홍콩 배우 주성치의 오디션에 따라갔다가 배우가 된 양조위의 예를 들며 "아버지 직업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 게 어려서 본 게 그거뿐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하는 1995년 등단한 것에 대해 "신생 잡지에 투고를 했다"며 해당 잡지 편집위원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김영하는 "그 잡지 편집위원이 그해 1월에 신춘문예 심사를 했던 분인데 제가 처음 쓴 단편소설이 당시 최종심에서 떨어졌다"며 "최종심에 올라가면 신문에 '이런 이유로 떨어뜨렸다'고 나기는 난다. 그때 '너무 야하다. 야하고 어둡다. 새해 첫 날 신문에 싣기에는 그렇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하를 주목한 심사위원은 자신이 새롭게 만든 잡지를 통해 등단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고.
김영하는 "그 심사위원이 새로운 잡지에 실으면 안 되겠냐고 물어봐서 같이 글 쓰던 친구들에게 물었더니 '등단은 화려하게 해야 한다'고 하더라. '큰 신문, 유명 문예지 등단을 인내하며 기다리라'더라. 그런데 나는 기다릴 수 없어 등단했다. 그 잡지가 폐간할 때까지 등단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다리라고 했던 그 친구들은 대부분 글을 안 쓰고 있다. 때를 기다리다가 그랬는지, 나는 조급한 편이고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등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하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1996년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제1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살인자의 기억법' 등이 대표작이다. 그는 또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1, 3에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