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부모님 기다리는 슬픔…아들 혼자 두면 불안" 가정사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1.09 08:36  |  조회 4186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동물훈련사 강형욱이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의뢰인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생후 3개월 때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된 덕구에 대한 고민이 전해졌다. 덕구는 신혼부부, 고양이 이층이와 지내고 있었다.

6년간 함께 지낸 보호자 곁에 가까이 가는 남편을 위협하고 입질까지 하는 것이 문제였다. 남편이 1주일에 1~2번 피멍이 들 정도로 몰리는데도 아내는 "덕구가 그랬을 리 없다"며 현실을 부정한다고 했다.

또한 보호자가 집을 비우거나 보호자 아버지가 집을 찾기라도 하면 덕구는 배변 실수를 할 정도로 두려워하는 것이 문제였다.

보호자는 "덕구는 저에게 분신 같다"며 치사율 91%의 파보바이러스와 코로나로 아프던 덕구를 입양한 뒤 우울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와 덕구의 관계가 너무 끈끈해서 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 같다. 덕구에 대해 잘 알고 싶다"고 털어놨다.

강형욱은 덕구가 짖거나 누군가를 물 때마다 품에 안는 보호자의 행동을 지적하고 블로킹과 하네스 훈련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이어 강형욱은 "보호자님은 덕구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덕구를 응석받이로 키웠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 친구가 좁은 우물에서 빠져나올 경험이 필요한데 그 우물에서 빠지는 걸 못하게 막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걸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망치고 있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형욱은 "덕구가 성장하는 것을 누가 두려워했냐"고 물었고, 보호자는 "저다. 제가 집착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에 강형욱은 "덕구가 가장 우선이라 그런 것 같다. 친구이기도 하고 은인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고"라며 자신과 반려견을 동일시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언급했다.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강형욱은 자신의 경험담도 털어놓으며 "제가 어떤 스트레스가 있었냐면 아들 하원을 4시에 시켜야 하는데 저는 밖에 있고 아내가 아들 하원을 도와준다. 10분만 늦어도 아내에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기다리는 슬픔이 많았다. 그래서 어린 형욱이 같은 느낌으로, 아들이 혼자 있는 5~10분이 너무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아들을 나라고 생각했던 거다. 이입됐나보다. 우리 아들을 기다리게 하는 게 옛날의 형욱이가 생각나서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방송 화면
강형욱은 "가끔 어떤 분들은 강아지에게 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입혀준다. 그러다 아이가 생기면 충돌한다"며 반려견과 자신을 동일시할 경우 2세 탄생 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우선 순위끼리 부딪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아이를 우선순위에 두고 살지만 반려견을 생각하면 마음이 힘들다"며 "아기가 나에게 기어 올 때 반려견이 으르렁거리면 (막지만) 반려견이 오고 싶어 했다는 생각에 충돌해서 마음이 우울해지시는 분들을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 훈련은 한편으로 보호자님의 성장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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