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10년 쓴 위안부 소설, 옥스퍼드대 필독서…나도 놀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8.29 05:00  |  조회 2655
배우 겸 작가 차인표.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배우 겸 작가 차인표.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배우 차인표가 '위안부 소설' 작가로 변신한 근황을 전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차인표가 출연해 MC 유재석, 조세호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차인표는 자신을 "배우 겸 소설가"라고 소개했다.

유재석이 차인표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옥스퍼드대학교 필독서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자 차인표는 "저도 어안이 벙벙하고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냐는 질문에 차인표는 "축하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제 주변 분들도 놀랐겠지만 사실 제가 제일 놀랐을 거 아니냐?"라고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재석 씨가 나를 '차인표 작가'라고 부르는데 굉장히 어색하다"고 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유재석은 "학교 측에서 직접 연락이 왔냐"며 궁금해했고 차인표는 "옥스퍼드대 교수님한테 연락이 왔다. 다음 학기 3, 4학년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의 교재로 쓰고 싶다'고 제안하길래 감사히 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교재로 선정되면 옥스퍼드라는 도시가 43개의 독립적인 칼리지가 모인 곳이 옥스퍼드다. 칼리지마다 성처럼 문을 닫으면 성 같다. 칼리지마다 도서관, 교회가 있는데 그곳에 다 이 책을 두겠다고 43권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옥스퍼드 도서관은 책이 한 번 들어가면 마음대로 폐기를 못 한다더라. 한 번 들어가면 비치되는 거니까 내년쯤에 진짜 있는지 한 번 쓱 가서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차인표는 자신의 책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1997년 8월 4일이었다. 신혼 때였는데 집에서 TV로 뉴스 생중계를 보는데, 김포공항 입국장 문이 딱 열리니까 자그마한, 머리는 짧고 두꺼운 안경을 쓴 눈이 동그란 할머니 한 분이 나오시더라"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일본군 위안부로 캄보디아까지 끌려갔다가 정글에서 발견된 한국의 훈 할머니였다.

차인표는 "위안부로 1942년에 끌려가셨다가 55년 만에, 돌아가시기 전에 고향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돌아오셨다. 한국말도 다 잊어버리셨는데 '아리랑'을 더듬더듬 부르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수많은 여성이 그런 일을 당했지 않았나. 그 역사를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그분들을 생각하는 슬픈 감정, 일본군에 대한 분노, 우리 여성들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도 있었다. 그런 감정이 교차하면서 몇 달 동안 진정이 안 되다가 '내가 이걸 소설로 한 번 써 보자' 해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차인표는 이 책을 10년간 집필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설 작법도 모르고 기초 지식이 없으니까. 뒤늦게 배우기 시작했다. 작법 책도 사서 읽고, 온라인 강의도 들었다"고 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이 소설로 지난 6월 옥스퍼드 대학교에 강연을 다녀왔다는 차인표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옥스퍼드 대학에 다른 행사가 있었다며 "큰 행사가 있었다. 일왕 부부가 옥스퍼드에 왔다. 옥스퍼드를 졸업하셨나 보더라. 졸업하고 30년 만에 처음 오셨는데 하필 제가 강의하는 날 오셨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길도 막고 일장기도 막 흔들리고 환영객들이 모였다"며 "저는 작은 강의실에서 조그맣게 한 거고, (일왕 강의는) 그 옆 블록에서 큰 행사로 했다"고 말했다.

50분 강연했다는 차인표는 "북받쳐 올라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있었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 그런 역사가 있는 줄 몰랐다. 앞으로 좀 더 챙겨봐야겠다는 분들도 있었다"고 당시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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